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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한 초등학생이 쓰러졌다. 전한승. 48년 4월 14일생. 전중현씨의 2남 6녀 중 장남으로 서대문구 충정로에 살았으며, 수송국민학교 6학년이었다. 4시 20분경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국회의사당으로 행진하는 데모대와 마주치자 가방을 앞에 놓아두고 박수 치며 응원했다. 경찰이 호통을 치자 잠깐 뒤로 빠졌다가 다시 대열 앞으로 나와 박수를 쳤다. 그것이 괘씸했던 것일까 전한승은 얼굴과 머리에 직격탄을 맞고 거리에 나뒹굴었다. 곧바로 수도의대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5시경 숨을 거두고 만다. 산수를 좋아하고 용감한 군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던 아이는 그렇게 죽었다. 4.19 최연소 희생자였다.

1960년 4월 19일 어느 국민학생의 죽음과 시

1960년 4월 11일 마산 앞바다에 최루탄 눈에 박힌 김주열이 떠올랐다. 3월 15일 역사에 남을 부정선거를 목도했던 국민들은 급기야 사람을 죽여 바다에 내던진 정권에 대한 분노는 이미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었다. 오히려 조용한 것은 대학가였다. 4월 4일 전북대에서 시위가 있었지만 서울의 대학생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오히려 고등학생들이 거리에 ...뛰어나와 "형님들 비겁하십니다!"를 부르짖고 있던 판이었다. 그 기묘한 침묵을 깬 것이 4월 18일 고대생들의 시위였다. 일설에 따르면 대학생들의 연합 시위가 4월 21일로 암암리에 합의되어 있었는데 성미 급한 고대가 먼저 치고 나갔다고 한다. 그런데 시위를 마치고 돌아오던 고대생들을 깡패들이 공격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분노의 방아쇠가 앞당겨졌고, 4월 19일은 우리 헌법과 역사에 길이 남을 날로 정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1960년 4월 19일 화요일. 서울 중심가는 각지에서 몰려나온 대학생, 고등학생, 그리고 일반 시민들의 시위대에 뒤덮인다. 바로 전날 고대생 시위에서 뿌려진 유인물의 내용은 이런 것들이었다. "기성세대는 자성하라. 마산사건의 책임자를 즉시 처단하라. 우리는 행동성이 없는 지식인을 배격한다. 경찰의 학원출입을 엄금하라. 오늘의 평화적 시위를 방해치 말라." 즉 이승만 물러가라는 얘기나 정권 퇴진 얘기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하지만 4월 19일 마침내 “우리나라 대한 나라 독립을 위해 일생을 한결같이 몸 바쳐 오신 고마우신 이 대통령 우리 대통령 그 이름 길이길이 빛나올" 그 이름, 이승만 물러가라는 구호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동국대생들은 경무대로 가자!" 스크럼을 짠 동국대생들을 선봉으로 데모대는 경무대 앞으로 몰려갔다. 경찰의 1차 저지선이 뚫렸고 2차 저지선이 무너졌다. 그리고 경무대로 가는 마지막 3차 저지선의 코앞까지 시위대가 밀어닥쳤을 때 경찰의 총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피의 화요일' 4.19의 시작이었다. 도처에서 사람들이 픽픽 쓰러져 갔다. 차마 총을 쏘기야 하랴 했던 군중들은 자신들을 다스렸던 권력의 야수성에 아연실색했다. 대한민국 국립 경찰이 국민들의 가슴을 겨냥해 총을 쏜 것이다.

이 와중에 한 초등학생이 쓰러졌다. 전한승. 48년 4월 14일생. 전중현씨의 2남 6녀 중 장남으로 서대문구 충정로에 살았으며, 수송국민학교 6학년이었다. 4시 20분경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국회의사당으로 행진하는 데모대와 마주치자 가방을 앞에 놓아두고 박수 치며 응원했다. 경찰이 호통을 치자 잠깐 뒤로 빠졌다가 다시 대열 앞으로 나와 박수를 쳤다. 그것이 괘씸했던 것일까 전한승은 얼굴과 머리에 직격탄을 맞고 거리에 나뒹굴었다. 곧바로 수도의대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5시경 숨을 거두고 만다. 산수를 좋아하고 용감한 군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던 아이는 그렇게 죽었다. 4.19 최연소 희생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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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1주일 뒤 4월 26일 계엄령이 내려진 서울에서는 두 가지의 감동적인 시위가 발생한다. 하나는 "학생의 피에 보답하라."는 각 대학 교수단의 시위였고 하나는 전한승 학생이 다녔던 수송국민학생 1백여 명의 시위였다. 그들은 탱크가 진주한 서울 시내에서 "부모 형제에게 총부리를 대지 말라."고 절규했다. 고사리손으로 어깨동무를 하고서 주먹을 불끈 쥔 아이, 눈 꼭 감은 채 뭔가 외치고 있는 아이, 겁먹은 표정으로 옆 급우를 바라보고 있는 아이, 그들의 위로 플래카드가 펄럭였다. 그리고 그 대열에 분명히 있었음직한 한 소녀 수송국민학생 강명희는 역시 역사에 길이 남을 시로 자신의 동료를 앗아간 4월 19일을 노래했다.

아! 슬퍼요
아침 하늘이 밝아오면는
달음박질 소리가 들려옵니다.
저녁 노을이 사라질 때면
탕탕탕탕 총소리가 들려옵니다.
아침 하늘과 저녁 노을을
오빠와 언니들은 피로 물들였어요.

오빠와 언니들은 책가방을 안고서
왜 총에 맞았나요
도둑질을 했나요
강도질을 했나요
무슨 나쁜 짓을 했기에
점심도 안 먹고
저녁도 안 먹고
말없이 쓰러졌나요
자꾸만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잊을 수 없는 4월 19일 그리고 25일과 26일
학교에서 파하는 길에
총알은 날아오고
피는 길을 덮는데
외로이 남은 책가방
무겁기도 하더군요

나는 알아요 우리는 알아요
엄마 아빠 아무 말 안해도
오빠와 언니들이 왜 피를 흘렸는지를

오빠와 언니들이
배우다 남은 학교에
배우다 남은 책상에서
우리는 오빠와 언니들의
뒤를 따르렵니다.
[ 산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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