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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성장전략위원회, 이렇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진보신당이 당대회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는 6월 재창당을 위한 본격적 행보를 딛습니다. 강령제정, 당헌당규 제정, 장기성장전략 등 각 부문마다 소위원회를 두고 각각 초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오는 6월 당 대의원대회에 상정될 예정입니다. <사랑과 혁명의 정치신문 R>에서 각 소위원회의 재창당 준비 현황을 공유하고 당원들과 함께 토론하고자 합니다. 강령, 당헌당규에 이어 장기성장전략위원회 정진우 위원장의 글입니다.

 
장기성장전략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부대표 정진우입니다. 오는 6월의 재창당대회를 통해 당명, 강령, 당헌, 당규의 개정과 함께 장기성장전략을 안건으로 채택하는 것을 지난 전국위원회에서 결정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당대회준비위원회에서는 강령위원회, 당헌당규위원회와 더불어 장기성장전략위원회라는 별도의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당의 장기성장전략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하며 당내 토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장기성장전략위원회에는 김일웅 서울시당위원장, 이건수 강원도당 위원장, 윤현식 정책위의장, 나동혁 당원, 이원교 당원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고, 중앙당에서는 권태훈 기획조정실장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장기성장전략이라는 것이 다소 생소하게 들리는 당원들이 많을 것입니다. 장기성장전략위원회를 여는 첫 회의의 토론 주제 또한 “대체 장기성장전략이라는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전략을 굳이 지금(!) 왜(?) 채택해야하는지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전국위원회에서 결정한 내용을 옮겨본다면, “장기성장전략을 채택해 당의 발전전망을 당내외에 제시한다”는 것이고, 각 당부의 시기별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준거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표명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과정에서 ‘장기’와 ‘성장’ 그리고 ‘전략’의 의미에 대해 충분한 토론을 진행하지는 못했으며, 위원회 활동을 사전적으로 규정할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장기와 성장 그리고 전략에 대하여 
0cfd504946b13c9f08a9f12f95888157_gHqsvESIItTe1Zl1VjisKY.jpg ▲ 정진우 (진보신당 부대표, 장기성장전략위원회 위원장)
 
위원회에서는 여러 차례의 논의 끝에 2024년을 기한으로 당의 성장전략을 다루기로 했습니다. 이 시점까지를 성장전략의 범위로 제시하는 이유는 “이 성장전략이 제시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최소한의 시간과 이 시기의 선거일정”을 고려한 것입니다.
 
한편, 성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민망할 정도로 당을 둘러싼 안팎의 상황은 암담한 것이 사실입니다. 당원수의 지속적인 감소 등 외형적인 침체만이 아니라, 진보운동 전반의 쇠락을 극복하지 못하는 우리의 정치적 존재감은 참담한 수준에 있습니다.
 
단기간의 혁신과 열정만으로 당내외의 냉소적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기에 당의 성장전략이라는 용어를 다시 꺼내드는 것 자체로도 매우 조심스럽고, 부담이 큽니다.
 
한편으론, 당의 쇠락과 관련하여 전략의 부재를 언급하는 당원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 문제에 답하기에 앞서 당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전략적 수준의 논의와 그 성과로 자주 인용하는 사례를 잠깐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진보정치 10년 평가위원회’가 6개월간의 논의와 연속토론회 등을 거쳐 ‘진보정치 10년의 성찰과 전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제출한 것은 2009년 2월입니다. 이 보고서는 “진보정당의 분당과 진보의 재구성, 당 조직의 운영과 당내 민주주의, 노동정치, 지역정치와 생활정치, 제도정치와 의회정치활동, 한국사회의 구조적 변화와 진보정치의 대응” 등 진보정치의 중요한 영역들과 쟁점들을 망라하고 있습니다. “진보신당의 재창당을 위해서는 과거의 진보정치를 되돌아보는 데서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하여 “한국사회의 구조적 변화와 현실정치 조건의 변화에 발맞추어 진보의 재구성, 진보정치의 혁신을 이루기 위한 이론적, 실천적 토대”를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2010년 지방선거가 끝나고 열린 전국위원회에서는 전국위 산하에 ‘선거평가 및 당 발전 전략 수립을 위한 특위’(이하, 당발특위)를 설치할 것을 결정합니다. 노회찬 전대표를 위원장으로 세우고, 시도당위원장과 당원들, 당내외의 다수 전문가까지 참여하여 ‘6.2 지방선거평가와 당 발전전략안’을 준비하게 됩니다. 당발특위 활동의 결과로 채택한 당 발전전략(안)은 “창당 정신의 적극 실현과 지역 뿌리내리기 등 진보신당 역량 강화와 진보정치 혁신을 위한 실천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해내가면서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의 전망을 제시하고 주도해 나아간다”라는 내용을 당 발전전략의 대원칙으로 제시합니다. 이어 ‘당 역량 강화를 위한 중장기 실천계획 수립’의 항목을 처음으로 내세우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진보 정치의 새로운 전략적 기반을 형성하기 위해 비정규노동․생태․여성의 가치 전면화, 지역 거점 구축, 청년 세대 전략 등 종합실천계획을 2010년까지 마련하고 이를 2011년 정기 당대회에서 채택한다”. 특기할 만한 것은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공동실천․공동논의의 장인 ‘반신자유주의 정치연합’ 건설”이라는 대목입니다. 이 부분과 관련된 전략이 실제로는 어떤 방향으로 추진되고 어떻게 파행으로 치닫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함께 경험한 것입니다.
 
전략의 부재인가? 전략적 행위의 부재인가?
 
위에 소개한 사례는 장기성장전략위원회의 논의 과정에서 주로 참고하는 내용입니다만, 많은 당원들께서는 제목 정도가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전략으로 채택한 문서의 실질적 효과와 역사적 가치를 떠나서라도, 이러한 전략이 ‘전략다운’ 것이었는지에 대해, 즉 전략자체의 타당성과 현실적 적합성에 대한 재평가의 필요성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그렇지만, 새로운 전략에 의한 공격적인 실천을 추진하지 못하고(않고?), 전략의 채택 그 자체를 성과로 남겨버린(남기고자 했던?) 과정에 대한 냉철한 평가가 더욱 절실합니다. “강령이 문제가 아니라 반강령적 행위들이 문제였다고” 진단한 강령위원장의 주장을 활용해 본다면, “전략의 부재가 문제가 아니라 전략적 행위의 부재가 문제였다”는 주장도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논쟁적인 소재, 이른바 ‘독자 대 통합’이라는 당내 갈등 과정을 돌이켜 보면, “스스로 채택한 공식적 전략에 준거하지 않고, 다른 의미의 전략적 행위를 시도한 당내 주요 인사들의 행태”는 아직도 많은 당원들에게 깊은 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장기성장전략과 더불어 당헌, 당규의 개정 논의를 포함한 재창당과정 전체의 논의과정에서 “중앙당을 포함한 조직운영과 당적 활동 전반에 대한 평가와 대안”이 중요한 연결 고리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시도하지 못한 사업들 또는 아직 상상조차 하지 못한 그 무언가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나열해 보는 것에서 답을 찾기에는 시간적으로도, 당의 전략이 갖는 역사를 보더라도 큰 의미를 갖기는 어렵습니다. ‘전략적 행위가 가능한’ 당의 성장전략을 재구성하기 위해 우리의 경험과 상상력을 효과적으로 집약하는 데서 다시 출발하는 것은 그 자체로 전략적인 선택입니다. 물론, 사회적 변화와 대중의 흐름을 직시하며, 일부 당원들의 제안과 개별적인 실천에 머물렀던 것들을 적극적으로 공론의 장으로 불러들이고, 당의 공식적이고 조직적인 성과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것, 언제나 포기할 수 없는 조직활동의 기본은 이 모든 것들의 전제이어야 합니다.
 
장기성장전략(Vision 2024) 초안의 구성에 대하여
 
논의과정 및 방식에 대한 소개는 나동혁 위원이 상세하게 정리해 올려주셨기에(커뮤니티 홈페이지 <장기전략위원회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주로 위원회의 초안이 담아가고 있는 내용을 대략적으로 먼저 소개할까 합니다. 아직 논의 과정이 위원회의 집단적인 성과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단계이기에 당대회준비위원회 전체의 성과를 담고 있지 못하고, 일관된 논리의 전개를 갖고 있지도 않습니다. 4월26일로 예정된 장기성장전략안 공청회에서는 보다 정돈된 내용으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준비를 하겠습니다.
 
위원회가 준비하는 장기성장전략 초안의 구성은 장기성장전략(Vision 2024)을 본론으로 하며, 그 앞에 총론과 상황분석을 담기로 했습니다. ‘총론’은 장기성장전략안의 의미, 개요, 경과 등을 포함합니다. 장기성장전략의 목표 설정을 서술함에 있어 “지금 우리의 수준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정한 기한까지 우리가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를 설정하는 것이며,  현재의 상황은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나 현재의 상황에만 규정된 목표 설정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장기성장전략의 목표 설정은 “우리 사회를 우리가 바라는 방향으로 바꾸기 위한 최소한의 역량이 어느 정도여야 하는가를 확인하고, 그러한 역량이 갖추어졌을 때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를 밝히는 것”이 될 것입니다.
 
‘상황분석’에는 쟁점을 중심으로 기술하는 정세분석과 당상황에 대한 분석, 마지막으로 상황분석에 따른 극복과제를 서술합니다. 당원수와 당비출금의 변화 및 당협의 실제 운영을 포함한 당조직 상황을 조사와 통계에 기초하여 정리하고 있습니다. 당면한 과제는 “임시정당을 종결하며 당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기본활동을 안정화한다”는 내용이 중심입니다.
 
‘장기성장전략(Vision 2024)’은 2024년까지 당의 성장전략을 다루는데, 정치적 목표를 분명히 하면서 “국회의원 20명” 등과 같은 조직적 목표를 구체적 수치를 포함하여 제시할 예정입니다. 당의 전략적 위상은 “보수정당과 대응하는 가장 유력한 진보정당”과 같은 압축적인 표현으로 명확하게 제시하고, 보수정당과 차별적인 당의 역할로 “자본주의의 체제적 모순에 저항하는 좌파정당, 노동으로 생존을 영위하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하는 노동해방 정당, 탈핵 및 생태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녹색정당, 한반도 및 세계평화체제를 선도하는 평화정당”과 같은 내용을 논의하고 있습니다만, 이 부분은 당명과 강령개정 등 재창당 전반의 논의와 직접 연관되어 있어 종합적인 토론이 더욱 필요합니다.
 
이러한 종합적인 ‘정치 조직 전략’과 함께 ‘지역’, ‘녹색’, ‘노동’에 관하여는 특별한 전략적 목표와 당의 위상, 목표설정의 주요 항목을 동일한 방식으로 기술할 계획입니다. 거점사업, 주민노동자사업, 녹색정치 등의 다양한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분야별로 진행해온 논의를 담아 당 조직 전체의 전략으로 채택하기 위한 과정을 집중적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전략이행과제를 시기별로 구분하여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생존기, 도약기와 융성기로 나누어 논의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시기의 구분은 전략과제에 따라 유연하게 나눌 수 있고 다소 중첩될 수도 있습니다. 생존기를 예로 든다면, 우선과제는 “임시정당체제 극복 및 재창당의 성공적 완수”, 시기는 “2013년 상반기부터  2014 지방선거 전까지”, 목표는 “유연하고 기동성 있는 정치기획을 통한 재창당 초기 기반 구축”과 같은 식으로 서술하게 될 것입니다.
 
재창당의 필요성을 확인하는 곳, 바로 지금 여기
 
재창당이라는 목표를 내건 당대회를 수개월 이내로 기한을 설정해 추진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도 벅차고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실감합니다. 더구나 초안을 논의하고 작성하는 기간이 한 달도 채 되지 않는데, 이것이 갖는 무게와 부담을 생각한다면 밤잠을 설쳐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장기성장전략위원회는 당대회준비위원들이 가장 많이 자원하였고 가장 인기 있는 소위원회로 시작했지만, 가장 고되게 활동하고도 가장 신랄한 질타를 받는 위원회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비정규 노동조합의 간부인 김학종 당원이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고 중환자실에서 사투중인 한강성심병원, 그곳에서 가족들을 위로하고 당원들과 함께 쾌유를 기원하는 촛불을 켜고 천막을 설치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대한문 분향소를 폭력 철거한 중구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던 날, 경찰로 에워싼 중구청에 들어가 항의 면담을 진행하면서 이용길 당대표와 나눈 대화가 기억납니다. 우리가 왜 이 비참하고 절박한 시기에 이렇게 재창당을 준비하며 고생해야하는가? 그 이유를 문서로, 회의장에서, 또는 멋있는 제목의 토론회에서 찾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당원 동지들과 함께 투쟁하며 바로 이곳에서 절실하게 깨닫습니다.
 
누군가 말했지요. 당은 그 자체로 전략이라고. 당이 전략이고,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저항의 무기였다면, 그래서 지금 우리가 이 치열한 전쟁터에서 서로의 존재 자체가 힘이 되었다면...
 
관심 갖고 참여해 주십사하는 의례적인 인사는 생략하겠습니다. 살고자 한다면, 우리 스스로의 존엄과 가치를 제대로 지키고자 한다면, 다른 세상을 향한 투쟁과 저항을 포기하지 않겠다면, 지금 바로 여기에서 우리의 당을 전략으로 만들어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 정진우 (진보신당 부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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