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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정리하다가 4년 전에 찍은 사진 하나를 찾았다. 2010년 1월 서울에서 열린 기본소득 학술대회에서 찍은 사진이다. 그 때 발표자로 온 수플리시 브라질 노동자당 상원의원과 사진 한 장 찍으라는 옆구리를 찌르는 사람이 있었지만, 유일한 이 사진이 더 좋다. 

“19세기 노예제 폐지, 20세기 보통선거권 쟁취에 버금가는 21세기 세계사적 과제로 기본소득 쟁취를 들고 나온 사람들이 있다. 기본소득을, 세계적 금융 위기를 통해 충분히 그 마각을 드러낸 신자유주의 시대를 철저히 종식할 뿐만 아니라 현재의 자본주의와 현존했던 사회주의 모두를 뛰어넘는 대안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로 사고하는 사람들이 있다.”

2010년 1월 27일 기본소득 학술대회에서 채택된 기본소득 서울 선언의 내용이다. 기본소득 서울 선언이 채택된 몇 개월 뒤 2010년 지방선거가 치러졌는데 당시 사회당은 지방선거의 대안연합으로 기본소득 연합을 제안했다. 신자유주의를 극복하는 대안연합의 하나로 2010년 지방선거를 출발점으로 ‘기본소득연합’을 함께 만들어 가자는 제안이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모두 28명의 후보(사회당 23명, 민주노동당 3명, 진보신당 2명)가 기본소득 연합 후보로 선거에 참여했다. 

2010년 지방선거는 단순한 반MB연대와 민주대연합이 대세였고, 반MB연대에 참가한 정치세력들은 다수의 선거구에서 승리를 거뒀다. 기본소득 연합 후보들은 선거 결과는 출범선언문에도 '지금 당장의 선거만을 봤을 때 완전한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라고 쓰였듯 눈에 보이는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예상한 바였다. 기본소득 연합은 2010년 지방선거가 기존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 속에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첫 걸음으로 삼으려고 했다. 묻지마식의 반MB연대와 민주대연합을 넘어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대중정치 활성화를 목표로 했고 그것이 바로 신자유주의 수탈 경제를 넘어서는 기본소득과 보편적 복지였다. 

기본소득연합은 선거 국면의 유불리를 넘어서 기본소득이라는 대안으로 새로운 정치세력을 형성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더 큰 목표였다. 기본소득 학술대회와 지방선거의 기본소득 연합 이후에도 정당, 시민운동, 소수자운동과 연대하고 기본소득을 새로운 사회를 향한 대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런 성과들이 모여 지난 2월, 기본소득 공동행동 준비위원회를 발족할 수 있게 되었고, 기본소득이 새로운 대안으로 정당하고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도 형성되어 가고 있는 듯 하다. 

완전고용이 불가능하고 복지의 사각지대가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 속에서 일자리를 늘린다거나 복지의 혜택을 늘린다는 것 만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기본소득이 모든 것의 대안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사회적 타살과 다르지 않을 경제적 곤궁에 빠져 있는 많은 사람들과 제대로 된 꿈조차 꿀 수 없는 청년들에게 새로운 사회를 향한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 이어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도 기본소득 공약을 준비하고 있다.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과 이번 선거에서 기본소득이 어떠한 정책과 공약으로 다가가야 하는지 논의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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