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평소처럼 아침에 학교를 가기 위하여 기상하였습니다. 씻고, 밥 먹고, 책 챙기고, 새벽에 혹시나 트위터에 무슨 소식이 올라왔나 보려고 가지고 있던 아이폰을 꺼내봤습니다. 이것저것 둘러보던 중 GM대우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들의 소식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부평공장 입구 조형물에 올라가 농성을 시작했다는 소식이더군요.

 

 평소 GM대우 비정규직 조합원들을 한 번 찾아야겠다고 생각은 하였습니다. 동희오토, 기륭, 재능과 같은 곳에는 몇 번 방문하였는데 제가 사는 곳과 가까운 곳에 있는 부평의 GM대우 동지들은 방문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꼭 찾아야겠다고 생각을 했고, 오후 2시에 수업이 끝나자마자 바로 농성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인천지하철 1호선 부평구청역 4번 출구로 쭉 걸어가면 GM대우 공장 입구가 나타납니다. 그 입구에 있는 조형물 위에 GM대우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 두 분이 올라가 농성을 벌이고 계셨습니다. 12월 1일 새벽 6시 기습적으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신 두 분은 굵지도 않은 철골 구조물 위에서 계속 서 있으셨습니다. 철골의 두께는 양 발로 서서 버틸 수 있는 정도였으며, 그곳에 앉는 것이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연대하러 오신 분들이 나무판자를 올려 보내려고 하였습니다. 그래야 올라가신 두 분이 앉아라도 있을 수 있을 테니까요. 오후 6시에 있던 촛불문화제가 끝나고 그때에 나무판자를 위로 보내려고 하였습니다.

 

 문제는 이때에 발생했습니다. 이전에 낮에도 올려 보내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사측 직원들이 물리력을 행사하여 이를 제지하였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기필코 위로 나무판자를 전달하기 위해 연대하신 분들이 전달과정을 방해하려는 사측직원들을 몸으로 막고 나무판자를 위로 보냈는데요, 그 과정동안 사측과 연대동지들 간의 충돌이 발생했습니다. 농성장은 순간 아비귀환에 빠졌고, 몸싸움이 한동안 지속되었습니다.

 

 

 저는 어쩌다 본의 아니게 맨 앞에 서 있게 되었는데요, 사측과의 충돌 과정에서 조금 맞았고 쓰고 있던 안경이 날아가 박살이 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도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상당히 아찔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집회를 몇 번 가봤지만 이렇게 무서웠던 경험은 처음이었더군요. 사측 직원들이 갖은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은 정말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비정규직 싸움을 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고생을 많이 하시는지 알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와 같이 사측 직원들의 방해가 있었고, 이들의 행위는 가히 공포수준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무판자는 잘 전달되었습니다. 지금 올라가신 두 분은 더 이상 다리 아프게 서 계실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소식을 듣고 연대하러 오신 분들도 있어서 사측 직원들도 함부로 올라가신 두 분을 끌어내리지는 못 할 것 같습니다.

 

 GM대우 노조 비정규직 지회가 싸움을 시작한지 3년째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긴 기간 동안 사측은 제대로 된 응답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법원에서 계속해서 불법파견 판결이 나도 ‘당신들은 하청회사 소속이니 우리와 관계가 없다.’라며 이들의 목소리를 외면했습니다. 그러다가 이제 처음 반응을 보인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대화하자 교섭하자라는 것도 아닌 몸싸움이 첫 반응이었다고 하네요. 7월 대법원에서 2년 이상의 모든 제조업 사내하청 노동자는 정규직이라고 봐야 한다는 판결을 내놨음에도 법대로 하지 않고 물리력으로 누르려고 하는 그 야만적인 태도의 회사를 생각하니 정말 답답할 뿐입니다.

 

 ‘법치’와 ‘공정’을 이야기 하는 대통령이 있는 나라에서, 대법원에 말한 것대로 법에 따라 동일노동-동일임금의 공정한 규칙 하에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만들어달라는 요구. 그 당연한 요구를 현실화시키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몸으로 ‘직접’ ‘물리적’으로 체험했던 하루였습니다. 2010년 12월 1일은 정말 저에게 잊히지 않을 날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