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군요. 여성할당 미달로 서구강화 중앙당 대의원 선거가 등록무효되었다는 공고를 보았습니다. 서구 강화의 중앙당 대의원 선출수는 총 7명(일반명부 4명, 여성명부3명)인데, 여성명부에 등록된 후보가 2명에 그쳐 등록하려고 한 모든 후보6명이 등록무표가 되었다는 것입니다.어떤 당원으로부터 여성할당을 채우지 못하면 타후보도 등록이 무효가 된다는 말을 듣긴 하였지만 설마 그럴리가 하고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공고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실제 접하니 정말 황당하기 그지 없군요.
우리당의 헌법이라 할 수 있는 당헌 제5조에는 당원은 '당직 공직에 대한 선거권, 피선거권을 가진다'고 되어 있습니다. 당헌 제6조에는 "여성의 정치참여를 확대하고 실질적인 남녀평등을 실현하기 위하여, 모든 선출직과 임명직에 여성당원 30% 이상을 할당하되 이 정신이 당의 의사 결정 및 그 집행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같은 취지에서 당헌 6조에는 장애인 할당제도 규정되어 있습니다. 5조는 당원의 기본권이며, 6조는 소수자 배려를 위한 당 조직의 운영원리를 담고 있습니다. 당연히 당원의 기본권이 당조직의 운영원리 보다 앞서는 것입니다. 당은 5조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6조의 정신이 구현되도록 당을 운영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나요. 당 조직의 운영원리를 구현하기 위해 당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 정당화되고 있습니다. 한번 잘 생각해보십시오. 당직에 나갈 것인가 말 것인가는 당원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입니다. 당직에 나가는 사람은 열심히 선거운동을 해서 당원들에게 지지를 얻으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자기가 간여할 수 없는 해당 선거구의 여성 할당을 채우느냐 마느냐를 왜 고민해야 합니까? 여성할당제 미달을 이유로 후보 등록 자체를 무효로 하는 것은 자기 책임주의에 반합니다. 5조의 권리는 당원이 피선거권에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어떠한 사유로도 제한할 수 없는 권리입니다. 그런데 당직에 출마하고자 하는 당원이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다른 우연적 상황(예컨대 여성 후보가 등록하여 여성할당제를 채우느냐 마느냐)에 의해 피선거권이 제한되는 것은 5조가 규정하고 있는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입니다.
나는 우리당 말고 어느 당이나 단체에서 이런 황당한 여성할당제 규정을 적용하는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정당활동하기 전에 민주주의부터 배워야 하지요. 스스로 이해가 안되시면 진보정당 바깥에 있는 그냥 일반 시민들한테 한번 물어보세요. 문제가 되고 있는 서구의 경우 정해진 여성할당제를 채우지 못한다면 다 채우지 못한 여성할당 1석은 공석으로 둔채 선거를 진행하면 됩니다. 당헌에 대한 해석의 권한을 누가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번 당 대회에서 꼭 바로 잡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