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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특별결의문에 동의했는가?

 

진보신당은 위기(危機)다. 벼랑 끝에 서 있거나, 살얼음판에 놓여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 당 대회가 그랬고, 3. 27 당 대회 때도 그랬다. 발언 하나하나가 벼랑으로 내 몰린 사람들이거나, 살얼음판 위에 있다는 사실도 망각한 채 서로에게 날선 공방만이 지속되었다.

 

3. 27 당 대회 때 난 철저하게 다수에 속했다. 단 한 번도 뺏기지 않은 다수의 기세(氣勢)를 내 스스로 실감했다. 전국위에서 올라온 안이라고 했지만 동의하기 어려웠다.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고, 최소한 진보신당이 주도하는 ‘진보의 재구성’을 위한 첫 단추라면, 이정도의 안은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생각보다 약했다. 물론 종북주의와 패권주의에 대하여 또는 북한 내부의 권력승계 문제 등을 합의문에 구체적으로 명시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 합의는 상대 있는 것이기에 우리의 주장을 모두 관철시키기 어렵다는 것도 인정했다. 그럼에도 협상 테이블에서 3. 27 당 대회 내용이 부족한 부분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협상 내용은 펼쳐졌다. 추후 부족합의서 II 에 담아야 할 구체적인 내용들이 있기는 하지만, 설령 우리가 생각하는 모두를 가져오지 못한다손 치더라도 난 그 합의서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우리 내부에 있었기 때문이다.

 

난 그동안 누구에게도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밝히기를 꺼려왔다. 이 부분에 대해서 말하자면, 갈라치기를 통하여 어디든 속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진보신당은 창당이후부터 많게는 3년 여 동안, 짧게는 1년 여 동안 진보의 재구성을 이야기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어떤 진보의 재구성을 하고자 하는지, 진보의 재구성을 한다면 구체적인 어떤 내용들이 필요한 것인지, 또는 진보의 재구성은 어디까지 이며 그 주체들은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그리고 진보의 재구성을 만들어 낸다면 이후의 정국을 어떻게 주도할 것인지” 사실 들어본 적이 없었다.

 

축구로 비교하자면 그라운드에 선수들은 많은데 구경하거나 관심이 있는 관중은 단 한명도 없었다. 양측 선수들 실력은 10분 채 안 되서 바닥을 드러내 구르는 공을 쫓아 이리 뛰고, 저리 뛰었을 뿐, 진정 공을 가지고 어떤 내용으로 경기를 펼치고, 경기를 주도할 것이며, 경기를 승리할 것인지 등 정작 이러한 내용들이 보이지 않았다.

 

협의안이 올라오기를 전, 후 하여 당내 논쟁은 더욱더 뜨겁게 달아올라 내전상황을 방불케 했다. 진보신당을 창당했던 그 정신(精神)은 오간데 없이 깡그리 사라지고, 민노당에서 넌더리 치게 한 그 ‘나와바리’ 내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난 이러한 상황을 정리할 만한 입장을 갖추고 있거나, 주도할 만한 능력을 소유한 사람이 아니기에 갈등과 뼈아픈 고뇌만이 연속이었다. 이렇게 여러 날을 보냈지만 정확한 입장을 정리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인천 토론이 있던 날, 난 처음으로 내 입장 가운데 두 가지를 전달했다.

 

첫째는, 정치협상 테이블에서 만들어낸 연석회의 합의문을 승인해 달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당내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총 투표로 결정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이 두 가지 모두를 만족시키기엔 시간이 턱 없이 부족했다. 알고 있었다. 결국 시간을 벌자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합의문 승인의 이유는 정치적 이유가 많았다. 우리가 처음부터 이 연석회의 테이블에 앉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논의 자체가 없었겠지만 당시 상황으론 우리가 절대적 불리한 위치에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첫째, 민노당은 진보신당에게 합의안 가부를 결정해 달라고 공(폭탄)을 던졌기 때문이다.
둘째, 합의안 부결 시 진보신당의 정치적 고립은 불가피했고, 이에 따른 양측의 내전은 분당으로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셋째, 소수의 의해서 진보신당의 창당정신과 당내 민주주의는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었다.
넷째, 진보신당은 민노당의 정치적 계산에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러한 나의 생각이 전달된 것일까? 6. 26 당 대회 며칠 전, 나와 같은 하나로 였던 강상구 동지가 양측과 중재안을 만들기로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재발 그렇게 되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그런데 당 대회 전날 오전 12시경, 중재안이 깨졌다는 소식을 들었고, 착잡한 마음에 낮 술까지 마셔야 했었다.

 

그날 밤, 다시 문자가 떴었다. 강상구 동지였다. 중재안으로 만든 특별결의문이 당게에 올라와 있다는 것이었다. 한참을 읽은 후 밤 1시경이 되어서야 동의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부족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데로 시간을 두 달여 동안 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안도할 수 있었다.

 

그 시각 태풍 메아리는 제주해협을 넘어 황해를 타고 북진하고 있었다. 태풍 메아리가 몰려오던 그날 밤, 난 잠을 한 숨도 이룰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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