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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당원 여러분. 저는 당의 운명을 결정할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대의원의 한 사람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근데, 진보대통합 왜 하자는 거였지요?

 

진보신당은 왜 힘겨운 진보대통합 논의에 뛰어들었을까요? 진보신당은 작년 9월 임시대의원대회, 올해 3월 대의원대회를 거치면서 진보세력의 당면 과제는 한나라당-민주당-진보정당의 3정립 구도를 만드는 것이고, 이를 위해 광범위한 진보세력이 참여하는 강력한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들어야 하다고 결정한 바 있습니다. 복수의 진보정당의 존재와 경쟁 과정에서 진보정치 역량은 분산되었고, 지지층의 냉소와 무관심 역시 증대되었다고 진단하였습니다.

 

새로운 진보정당은 우리만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기에 협상의 상대방이 있습니다. 진보신당은 민주노동당 등 정당과 대중조직, 시민단체들이 참여하는 진보진영대표자 연석회의를 만들어 협상을 벌여왔으며, 지난 8.28 모든 협상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새로운 진보정당이 가야할 길을 제시한 합의문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의 강령은 “남한 자본주의와 북한 사회주의의 한계를 넘어서는 인간존중, 노동존중의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진보정당”이라는 점이 명시되어 있고, 지난 5.31 합의문에는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은 북한 당국을 한반도 평화와 자주적 평화통일의 상대방으로 인정하되, 남과 북 정부 모두에 대해 자주적 태도를 견지하는 정당임을 분명히 하는 정당”임이 나와 있습니다. 북한 내부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는 상대방과는 주장과는 달리 북한의 권력 세습, 남북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할 수 있는 근거를 합의문에 마련하였습니다. 결정적으로 새로운 진보정당이 북한사회주의를 극복의 대상으로 보고 있으며, 북한 정권에 자주적인 정당임을 분명히 천명하고 있습니다.   

 

분당의 원인으로 지적된 패권주의 문제와 관련해서 대부분의 쟁점이 해결되었습니다. 새로운 진보정당은 패권주의를 극복하고 당원이 중심이 되는 민주적 당운영을 해야 한다는 원칙에 합의를 하였고,  부속 합의문을 통해 2012년 대선까지 중앙당, 시도당, 당협의 공동운영, 일정시기까지 대의원 동수 구성, 1인 1표의 시행, 총선비례후보 40% 개방 등 진보신당의 안을 대부분 관철시켰습니다. 

 

최근에는 국민참여당이 5.31합의문을 동의하고 진보대통합에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협상 과정에서 이 문제가 쟁점으로 부각되었습니다. (진보신당은 3.27 당대회에서 새로운 진보정당의 가치에 동의한다면 과거에 이에 반하는 활동을 한 정치세력도 조직적 성찰을 전제로 함께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채택한 바 있음) 민주노동당은 통합진보정당 창당이전에 국민참여당 합류에 대해 논의를 하자는 입장이고, 진보신당은 반성은 몇 마디 말로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서 국민참여당은 통합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었습니다. 결국 양당이 국민참여당 문제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하되, 합의가 되지 않으면 진보양당과 새통추에 참가한 세력으로 통합진보정당을 창당한다는 것으로 결정을 보았습니다. 진보신당이 국민참여당 불가의 당론을 변경하지 않는 한 국민참여당 합류는 어렵습니다. 모든 진보 언론도 양당의 이러한 합의가 사실상 국민참여당을 배제하는 것이라고 평가하였습니다.

 

협상을 하라면서 왜 항복문서를 받아오지 않았냐고 비난해서는 안돼

 

애초부터 진보대통합을 하지 않기로 하였다면 굳이 머리 아픈 협상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진보대통합을 하기로 한 이상, 협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모든 협상에는 상대방이 있습니다. 협상은 상대방과의 입장 차이를 인정하되, 최대한의 공통점을 찾자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요구하는 것은 항복문서를 받는 것이지 협상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북한의 3대 세습 문제를 볼까요? 한쪽은 북한의 권력승계는 북한 내부 문제이니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이고, 또 한쪽은 3대 세습은 민주주의 관점에서 이해하기 어렵고 비판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 있습니다. 그런데 3대 세습에 대한 이견이 진보대통합을 무효로 돌릴 만큼 결정적, 본질적 사안인가요? 결국 양당은 ‘“북의 권력 승계 문제는 국민 정서에서 이해하기 어려우며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견해를 존중한다‘는 것으로 합의를 봤습니다. 이 합의문에 따르면 우리가 얼마든지 북한 권력 승계를 비판할 수 있고, 능력이 되면 당내 다수 의견으로 관철시킬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 생각해도 상대방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전혀 없는 ”북한 3대 세습을 반대한다“는 문구를 합의문에 넣지 못했다고 부실합의문이라고 주장하는 분들은 애초 진보대통합 협상을 할 마음이 없거나 혹은 협상의 기본룰을 모르시는 것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협상의 결과물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저는 이분들을 "무조건 독자파"라 부르는데, '무조건 독파자' 분들은 애초 진보대통합 얘기가 나올 때부터 부결시키는 것이 솔직한 태도가 아니었습니까?

 

협상을 이끈 것은 노동자 민중의 진보대통합에 대한 기대감

 

작년 임시당대회가 개최된 9월 이후 1년간 진행된 협상의 내용은 진보신당이 주도하고 계획한 대로 관철되었습니다. 중간에 협상이 결렬될 위기가 수회 있었지만, 이러한 협상을 최종 타결로 이끈 것은 진보대통합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대중들의 요구때문입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합원의 70%가 진보대통합에 찬성하고, 이러한 진보대통합이 내년 선거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하였습니다. 민주노동당이 막판에 국민참여당 문제를 양보한 것도 국민참여당 문제로 인해 진보대통합이 좌절되어서는 안된다는 대중조직들의 강력한 메시지가 전달되었기 때문입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8.28 당대회에서 진보신당과 체결한 모든 합의문을 만창일치로 승인하고 진보대통합에 대한 모든 법적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제 진보신당이 그 합의문을 채택할지 여부를 결정할 순간에 처해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합의문을 부결시키자는 선동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이번 합의문이 당대회에서 통과되지 못할 때 어떤 일이 발생될 수 있는지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합의안 부결은 한마디로 '정치적 자살행위'

 

합의안을 부결시킨 뒤 국민들에게 왜 합의안을 부결시켰는지 명분있게 설명할 수 없습니다. 민노당이 변하지 않아서 못하겠다고 할 것입니까? 아니면 진보대통합이 애초 잘못되었다고 할 것입니까? 당대회 부결이 알려지자마자 여론의 싸늘한 질타가 쏟아질 것입니다. 진보신당이 잘 했다고 칭찬할 언론, 장담컨대 한군데도 없습니다. (몇 군데가 있기 있네요. 조선일보와 사회당 언론자매조직인 '프로메테우스'정도)

 

또한 진보신당과 함께 합의문에 서명한 대중조직들로부터 철저한 고립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노총이나 전농, 빈민3단체가 전국의 노동자, 농민, 빈민을 대표하는 조직은 아니지만 노동자 민중의 이익을 대변하는 조직임이 분명합니다. 이들로부터 배척받는다면 우리가 연대할 수 있는 노동자 서민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또한 이러한 대중조직들에 몸담고 있는 당원들은 그 대중 조직에서 당 사업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진보신당을 꺼내자 마자 왕따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국민들은 진보신당 하면 여전히 노회찬, 심상정을 아십니다. 합의안이 부결되면 협상을 지휘한 조승수 대표는 사임해야 하고, 노회찬, 심상정 고문도 더 이상 당에서 활동을 할 수 없습니다. 인천에서 유일하게 총선 출마를 준비중인 한 동지도 진보대통합이 부결되면 더 이상 이 당에 남아있을 매력을 못느끼게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어디 그 뿐입니까? 독자파분들이 인정하실지 모르겠지만 진보대통합을 해야 한다는 것이 당내 다수의견입니다. 그런데 당내 다수 의견이 부결된다면 당원의 상당수는 탈당등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이후에 벌어질 아노미 상태를 누가 어떻게 감당하지요?

 

그리고 독자파 분들이 그렇게 염려하는 진보정당과 국참당의 통합은 가속도가 붙을 겁니다. 사실 국참당 당원들은 내심 진보신당이 합의안을 통과시키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진보신당은 합의문을 통해 진보신당의 동의 없는 국참당 합류를 막았고 게다가 민주노동당 대의원들은  진보신당의 힘을 빌어 국참당의 통합진보정당 합류에 제동을 거는 결정을 하였지요. 그러나 진보신당이 합의안을 승인하지 않으면 그 재갈들이 자동으로 벗겨지는 것이지요. 또 하나의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이 국참당과 함께 진보-자유연합 정당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잖아요? 이것은 비단 민주노동당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민주노동당과 함께 해온 진보적 대중운동의 중대한 방향전환을 뜻합니다. 과연 이런 상황을 원하시나요?

 

결국 합의안을 부결시키자는 주장은 한마디로 (지난번 인천시당 당원 토론에서 한 당원이 규정한 것처럼) "정치적 자살행위"라는 말 이외 설명 불가입니다. 

 

녹색신좌파 주장은 진보대통합을 통해 원래 이루고자 한 3자 정립구도 반해 

 

어떤 당원들은 이번 합의안을 부결시키고 녹색신좌파의 길을 말씀하십니다. 진보신당 당원 중에 녹색의 가치와 적색의 가치를 중시하지 않는 당원이 어디에 있습니까? 그런데 양당의 5.31 합의문에 포함된 20개의 실천과제와 통합진보정당의 강령에는 지금 녹색신좌파에서 주장하는 정책과제가 모두 담겨져 있습니다. 진보대통합을 하자는 사람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중요성과 반핵 운동의 가치를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정당은 깃발을 치켜드는 것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정치의 힘을 통해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을 때 국민들로부터 인정을 받습니다. 국민들은 이제 민주당과 다른 진보정당의 존재를 알고 있는데, 거기에 대고 진보정당 보다 왼쪽에 있는 좌파 정당이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이 가능한 얘기입니까? 그 녹색신좌파당은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의미있는 세력으로 생존이 불가능합니다. 녹색신좌파 구상은 진보신당이 원래 만들고자 하는 정치질서인 “보수-자유-진보”의 3자 정립 구도에 반합니다.

 

물론 통합진보정당이 만들어진다고 모든 문제가 일거에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진보정치의 분열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진보 지지층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고, 국가와 자본으로부터 탄압을 받고 있는 노동운동에 큰 힘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진보대통합이 성사되어야 내년 총선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물론입니다. 

 

지지층과 당원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결정해야

 

끝으로 저는 그 동안 진보대통합을 위해 많은 발언을 해왔습니다. 이제 이 험난한 논의의 종착점에 다다른 느낌입니다. 사석에서는 몇 번 말씀드린 적이 있지만, 저는 만약 진보대통합이 부결된다면 지금 제가 맡고 있는 당협위원장을 내려놓을 것입니다. 저의 주장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입니다.

 

마지막으로 대의원동지들의 신중한 선택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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