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장과 프로그램 곳곳에 밝은 표정을 한 당원들이 보인다. 그런데 나는 왜 기분이 흔쾌하지 않았을까.
이명박 심판이라는 최고 구호와 최저임금 인상하자는 단순청원 구호 사이, 이 극과 극의 슬로건 사이에서 나는 이른바 진보라고 자처하는 이들의 무절제한 의식의 혼돈을 보았다. '비정규직'은 어디갔을까. 이른바 반엠비전선과 조합주의는 이렇게 동전의 양면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두 평범한(?) 시민과 노동자의 발언. 한 사람은 주사파, 한 사람은 당원. 결국 내년 선거 때 잘 해보자는 말씀들이시구나. 신자유주의 첨병이자 반동정당인 민주당에 협력해 의원 자리 몇 개 따내면 지금보다 과연 좋은 세상이 올까요?
이어 각 당 위원장들에게 '새정당 건설'도 아니고 '진보통합'을 주제로 억지로 16행 시를 지으라는 사회자. "뭐야, 무슨 짓을 하는 거야?" 내 입에서 거친 말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민주노총 인천이 묻지마 통합 식으로 밀어붙이는 이런 분위기는 상식을 벗어난 행위라고 판단해서였다. 김영훈은 서울집회에서 "무조건 통합"을 외쳤다지. 무슨 일이든 지나치면 좋지 않은 법이다. 안 좋은 예감은 들어맞는 법, '통'에서 <'통' 크게 통합하자>는 우리 위원장님, 아무리 정치적인 공식석상이라도 너무했다 싶었다. <'통' 크게 고질적인 패권주의를 청산하고>라고, 구체적으로 적시했으면 어땠을까. 안 그래도 막 나가는 저 쪽이 자만할까봐 걱정이고 어쩐지 섭섭하다. 당원들을 믿고, 아닌 건 아니라고 하셔야 한다. 물론, 독자진로를 외치는 당원들과 당협들도 말만 아니라 구체적인 자기 프로그램을 제시하면서 요구해야 할 것. 정치, 참 무서운 것이다.
대우차판매로 행진. 늘 공장 벽을 넘지 못하고 문화행사나 하고 끝내야하는 아쉬움. 사회당 친구들과 대우차판매지회 관련 진보3당 족구대회 이야기를 조금 나누고 헤어졌다. 어쩌다보니 3차까지 이어진 뒷풀이. 당원과 당원, 당원과 당직자들 사이에서 새 정당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왠지 겉도는 느낌. 지금으로선 그럴 수밖에 없겠지, 하면서도 밤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무거웠다.
그나마 인하대 학생위 당원들과 그 깃발을 보면서 위안을 삼는다. - 모두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