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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핵없는 세상으로 가야할 때


윤성환(부평계양 당협 위원장)

*당협 소식지에 올릴 글입니다. 


여의도에 하얀 벚꽃이 눈처럼 휘날리던 지난 주말 후쿠시마에도 벚꽃은 피었을까? 

원전 폭발 이후 30km 대피령이 내려진 그 곳에는 인적이 끊어지고 굶주린 짐승들이

서성이는 살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마실 물과 공기, 채소와 우유까지 오염시킨 방사능은

일본 시민들의 일상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전기를 생산해내던 원전은 통제되지 않는

악마로 돌변했다.

 

미국의 스리마일, 러시아의 체르노빌, 일본의 후쿠시마 등 인류가 원자력 발전을 이용한

지난 50년 동안 벌써 3번의 중대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사고들은 모두 당대 최고의

원전 기술 수준을 보유한 나라에서 벌어졌다. 사람은 실수를 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며, 자

연은 인류의 예측을 뛰어넘는 사태를 만들어낸다. 과학 기술로 원자력의 위험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의 오만에 가깝다.

 

정부는 원전이 값싼 에너지라고 선전한다. 같은 양의 전기를 생산하는데 원자력이 석유나

가스에 비해 값이 싸다는 것이다. 그런데 2009년 미국 MIT대학 연구진이 내놓은 원자력 

발전의 경제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원자력발전은 건설비용을 고려했을 때 석탄이나 

가스발전에 비해 경제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노후 원전의

폐쇄비용과 핵폐기물의 처리 비용을 생각하면 원전의 경제성은 더욱 떨어진다.

 

현재 한국에는 21개의 원전이 가동 중이며 원자력이 전체 발전량의 31%를 차지한다.

정부는 2010년 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14기의 원전을 더 지어 2024년에는

전체전력의 48.5%를 원자력이 담당하도록 하겠다고 한다. 한국은 단위 면적당 원전 설비

용량을 뜻하는 원전 밀집도에서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다. 단 한번의 사고가 나더라도 

한반도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삶이 위협받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전을 추가로 짓겠다는

것은 미친 짓이 아닐 수 없다.

 

지금 당장 모든 원전을 폐쇄하자는 것이 아니다. 우선 설계 수명을 넘어 가동되는 노후 

원전부터 폐쇄하여야 한다. 1978년에 가동되어 설계수명 30년을 넘은 고리원전에서 

지난 4월 12일 전기 계통에 사고가 났다. 고리원전 주변 25km 이내에는 수백만의 인구가

사는 울산과 부산이 있다. 정부는 노후 원전을 폐쇄하고 신규 원전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 

탈핵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독일은 한국이 배워야 할 모델이다. 2000년 원자력 폐기를 

공식 선언한 독일은 2050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하고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독일의 탈핵 정책에는 사민당-녹색당의 집권과 시민들의 반핵 운동

이 있었다.

 

원전은 단한번의 사고라도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원전을 해체하는데 20년이

걸리고, 핵폐기물을 관리하는데 수만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원자력이 안전하고 경제성 있다는 

말에 속지말자. 우리는 지금도 후쿠시마발 원전 속보에 가슴이 철렁인다. 일본 시민들은 언제쯤

휘날리는 벚꽃을 바라보며 평온한 일상을 즐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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