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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2010년 17호 후일담 2

콜트콜텍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와 함께 하는 힘내자, 콘서트~!! 기세등등, 기타등등~!!

                                     명인(콜트콜텍 기타노동자들과 함께하는 문화노동자)

바람부는 저녁이었다. 나는 공연장 입구에 앉아 있었다. 명색이 ‘가수’로 불리울 때가 많은데도, 나조차 ‘라이브홀’이라는 공연장이 참 낯설다. 부러 찾아가 스탠딩 콘서트에서 뛰며 놀아본 것이 언제였던가, 아득해진다.

퇴근길을 서둘러 왔을 법한 사람들이 하나 둘씩 공연장으로 모여든다. 투쟁 조끼를 입은 사람들, 투쟁 조끼를 입고 있진 않아도 집회장이나 거리에서 만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 같은 사람들. 이런 라이브홀에 와본 적이 있었을까? ‘이한철, 한음파, 와이낫, 킹스턴 루디스카’의 음악은 커녕, 그 이름들을 한 번이라도 들어본 적이 있었을까? 아주 가끔씩은 생기발랄해 보이는 젊은 친구들이 보인다. 저 친구들은 누구의 팬일까? 한음파? 와이낫? 혹시 저 친구들은 ‘투쟁’이라는 단어가 너무나 생경하지는 않을까? ‘노래로 여는 세상’이 부를 노래들을 한 번이라도 들어봤을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이, 공연이 시작된다.

가수가 있는 대로 춤을 추며 무대에서 뛰건 말건, 기타리스트가 온 힘을 다해 흔들며 연주를 하건 말건 늘 하던 대로만 박수를 치던 사람들, …… 조금씩 어색하게 어깨를 같이 흔든다. …… 몇몇은 환호를 하기도 한다. …… 저도 모르게 엉덩이를 들썩거린다. ……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한다. 몸을 흔든다. …… 춤을 춘다. 이한철, 한음파, 와이낫, 킹스턴 루디스카,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고 한껏 움츠렸던 현대자동차 판매위원회 노동자노래패가 비장하게 마지막 공연을 마칠 때까지 흥분이 가라앉지 않고 앵콜이 외쳐진다.

자신의 노동으로 기타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기타로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음악으로 즐기고 위로 받고 쉴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꽤 오랫동안 사람들은 자신들이 그렇게 이어져있는 줄 생각하지 못했다.

자신의 노동으로 기타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더 이상 기타를 만들 수 없게 되었고, 그들은 단지 공장으로 돌아가 기타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은 3년 넘게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노동으로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하나 둘씩 그 음악이 누군가의 노동에 힘입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들은 이제 그 노동자들과 함께 하기 위해 연주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때로, 참 낯선 관객들을 만나게 되었다.

나는 때론 무대에서 객석을 내려다보며, 때론 객석에서 무대를 올려다보며 공연 내내 ‘연대’란 무엇일까? 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그 무대가 자꾸만 여기저기로 옮겨가는 상상을 했다. 금속노조 주최 집회장에서 킹스턴 루디스카가 집회 대열을 누비며 날아다니는 상상, 투쟁조끼를 입은 시커먼 아저씨들이 인디밴드들의 음악 속에서 신명을 뿜어내는 상상, 한음파가 으쌰으쌰 연대투쟁가를 부르고, 민중가수들이 꿍짜라꿍짝 사랑과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상상. 끝도 없이 이어져가는 상상은 커다란 통유리로 된 창을 사이에 두고 활짝 핀 꽃들과 기타 만드는 노동자들의 웃음꽃이 환한 공장에서 끝이 났다. 공연이 끝나고 엔딩 멘트를 위해 무대를 올라갈 시간이었기 때문에.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힘겨운 투쟁이 이렇듯 전혀 만날 일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었다. 나의 상상 속에서만이 아니라, 이런 만남이 점점 더 많아지고, 점점 더 넓어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들의 아름다운 노동이 아름다운 음악이 될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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