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동안 충주에 있었던 당협 위원장 워크숍을 다녀왔다. 대략 150여명의 당협 위원장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그 중에 단연 논쟁의 핵심은 당대회 준비위가 제출한 "새로운 진보정당을 위한 종합 실천 계획 초초안"에 관한 것이었다. 이 초초안에는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가치 기준, 참여 대상, 건설 시기 및 방법, 총선 대응, 과거 진보정당의 한계 극복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초초안에는 신자유주의 극복, 한반도평화, 복지국가 건설을 목표로 실질적인 총선 대응을 위해 2011년 9월까지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들어야 하며, 특히 새로운 진보정당은 핵개발, 3대세습, 인권 문제 등 현안과 관련 북한정권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되 동시에 한반도 평화의 상대로 존중하자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어떤 참가자들은 민노당을 새로운 진보신당의 참여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에 반감을 드러내며 그들의 종북성이 변하지 않았으므로 통합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어떤 사람은 민노당의 패권주의가 발호할 경우 통합되더라도 우리당이 소수파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는 현실적인 우려를 하기도 하였다. 심지어 어떤 참가자는 국민들은 진보정당의 통합 문제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데 왜 우리가 지금 이걸 논의해야 하냐는 항변을 하기도 하였다.
나는 그분들한테 묻고 싶다. 당신들은 누굴보고 정치를 하냐고? 사람들을 만나보고 언론의 동향을 살펴보자. 이명박 정권에 치를 떠는 국민들은 내년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고 말을 한다. 그럴려면 먼저 난립한 진보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문을 한다. 문성근의 100만 민란운동이 왜 사람들의 관심을 일으키는지 좀 생각해보라. 노동자를 만나면 언제 통합할 것이냐고 먼저 묻는다. 진보에 우호적인 언론들도하나같이 진보대통합의 이념과 방식 등에 관한 각종 담론들을 쏟아낸다. 조국교수의 책 '진보집권 플랜'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모든 것에 귀를 막고 우리끼리 고고의 외길을 가자고.
우리끼리 외길을 외치는 분들에게 묻고 싶다. 지금처럼 진보정당이 난립되어 있고, 진보정당과 민주당 사이에 국참당,창조당까지 끼어있는 상황에서 2011년의 총선의 전망이 있느냐고? 총선에서 의석을 내거나 3%이하의 득표율을 내든 말든 그것은 별로 상관없다고 말하는 분들에게는 이 질문조차 던질 필요가 없겠다. 선거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그냥 시민단체를 하던가 아니면 혁명정당을 하시면 될 것이다. 하지만 선거가 가지는 의의를 인정한다면, 불투명한 2011년에 대해 돌파전략을 내놓아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진보가 분열되어 있고, 진보신당의 지지율이 2% 내외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당의 대표간판이라 할 수 있는 노-심-조의 당선조차 어렵다. 당의 간판이 그러하다면, 중견 장수들의 처지는 더 말해서 무엇하랴? 이렇게 되면 우리당은 그냥 문닫고 역사의 반페이지로 사라지는 것이다.
현재의 정치구도상 진보신당은 그 미래가 암울하다. 우리가 살려면 현재의 정치구도를 흔들어 정계 계편의 주도권을 이끌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새로운 사람들이 우리 곁에 오고, 여론이 우리의 행보를 주목하게 된다. 그 화두는 단연 진보개혁 세력의 질서재편이다. 우리가 제안한 새로운 진보정당을 위한 연석회의에 많은 정당과 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새로운 정당의 가치에 대해 합의가 이뤄진다면, 그 당은 당연히 도로 민노당이 아니라 새로운 진보정당이 되는 것이다. 통합 진보정당이 만들어지고,그 과정에 조국 교수, 이상이 교수 등 합리적이고, 정책능력 있는 진보인사들이 합류한다면 당의 지지율이 10%를 넘어서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록 특정 정파의 패권주의는 옅어질 것이며, 당원 민주주의는 강화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구도가 그대로 굳어진다면 새로운 인사의 진보신당 입당은 불가능하거나 어려울 것이다.)
끝으로 작년 9월 진보신당 대의원 대회의 결정사항을 상기시키고 싶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진보정치의 전략적 과제는 한국 정치 구도를 진보 세력 대 보수 세력의 양대 축으로 재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광범위한 진보 세력과 함께 대중 속에 뿌리내리는 강력하고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추진하고,종합실천계획을 2010년까지 마련하고 이를 2011년 정기 당대회에서 채택한다."
우리는 분명히 광범위한 진보세력과 함께 대중 속에 뿌리내리는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만들기로 결의하였다. 지난 당대의원대회에서 우리 당은 어떤 당은 되고, 어떤 당은 배제한다는 선험적인 판단을 하지 않았다. 우리는 민주당부터 사회당까지 새로운 진보정당을 함께 하자는 제안을 할 수 있다. (만약 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민주당까지도 함께 당을 할 수 있는 것이고, 그들이 이를 받지 않는다면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당원 여론조에서 같이 정당을 할 세력으로 묻는 질문에 민주당 항목까지 포함한 것도 그런 취지일 것이다) 민노당도 마찬가지이다. 애초부터 민노당을 배제해서는 안되며, 우리는 진지하고 성실하게 제안하고 토론을 해야 한다. 민노당도 국민 대중의 정서를 고려하고, 진보통합이 중요한 과제라고 여긴다면 북한문제에 대해서 진전된 입장을 밝힐 것이다. 민노당을 통합의 장으로 끌어들이고 그들을 아우러는 것 역시 정치의 과정이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통합은 어차피 안되거나, 불필요한 일이니 처음부터 우리끼리만 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자칭 독자파)이 있다. 이들의 주장은 지난 당대의원 대회에 결의 사항을 정면 위반한 것임은 물론 진보신당의 총선 전망을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는 이미 진보신당 연석회의를 발족시켰다. 이미 대중들에게 진보신당은 진보대통합으로 간다는 신호를 보냈다. 따라서 우리는 반드시 3월 전당 대회에서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종합실천계획을 통과시켜야 한다. 만약 이것이 부결된다면 바로 그 순간에 우리당은 거대한 진보대통합 논의에서 외따로 떨어져 좌파꼴통정당으로 전락함은 물론, 통합의 주도권은 민노당이나 타세력에게 넘어가게 될 것이다. 그것이 초래할 파멸적인 결과를 생각하면 끔찍하기 그지 없다. 그런데도 한가하게 독자파 운운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이 걸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