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연석회의 최종합의문을 지지하는가?

by 진지 posted Jun 0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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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한 당원과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만약 합의문의 내용이 (독자파의 의견과 비슷하게) 달리 나왔다 하더라도 상황은 달라질 것인가?라고. 저는 어쩌면 결과는 똑같을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합의문의 내용문제는 이성과 토론의 문제는 아니라고 결론지어졌기 때문입니다. 저 자신도 통합을 지지하기는 하지만 마음 한 구석 개운치 않는 것이 없는 아닌 것이고 더구나 흔쾌히 동의한다고 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머리로는 통합을 해야 한다고는 생각을 하지만 몸으로는 거부반응이 강력하게 버티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통합이라는 문제가 지금까지 딴 살림을 해왔고 공동의 논의나 실천이라는 것도 거의 해 오지 않았고 서로의 조직적인 기반도 갈라치기 해왔던 상황에서 토론과 이성적 생각만으로 통합이 잘 마무리되는 사안은 아닌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듣는 사람들이 이해를 하든 못하든 공무원노조 본부장은 공무원노조의 통합을 항상 예로 들하면서 힘들지만 통합을 결단해야 한다는 식으로 주장을 하였고 저도 이러한 의견에 동의해 왔던 것입니다.

 

저는 통합의 대의명분에 대해서는 토달 것이 없다고 봅니다,  민노당 실세들의 의도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상관없다고 봅니다. 그들의 의도가 있으면 우리의 의도도 있기 때문에 그들이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통합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더라도 그 통합을 함께 추지하든지 말든지 하는 것은 우리의 판단과 결정의 문제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쨌든 우리는 통합을 추진하는 것으로 결의를 하였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현재의 통합 문제는 비록 진보신당이 진보의 재구성이라는 과제를 가지고 당이 형성되고 활동해 왔지만, 실제로는 떠밀려서 추진해온 것은 사실입니다. 제반 정세가 이렇게 형성되지 않고 우리가 느긋하게 진보의 재구성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면 우리는 아마 지금쯤 오손도손하게 당 역량강화와 진보의 재구성을 위해 순탄하게 활동을 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머리에 그리고 있는 그림일 것입니다. 저도 그랬으면 좋겠고 우리의 의도와 의지대로 세상이 흘러갔으면 좋겠습니다. 문제는 세상이 그렇지 않다는 데 우리의 괴로움이 있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의 통합문제와 관련하여 여러 자리에서 오히려 역으로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자고 이야기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진보의 재구성을 추진하고 있다면 지금의 기회가 더 호기이다라고. 굉장히 버급기는 하지만 오히려 정세는 진보의 재구성을 더 적극적으로 하라고 상황을 만들어 준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비록 우리가 내용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준비가 덜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전에 비하여 더 많은 열정과 노력을 경주하여 내용을 만들고 이 국면을 주도적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는 반대로 행동해 왔다고 봅니다. 과제를 제시하고 추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조건을 달면서 발목을 잡는 모양새를 해 왔다고 봅니다.

 

이번 합의문과 관련하여 북한 문제를 가장 격렬하게 거론을 하는데 저로는서는 당원들이 왜 북한문제에 대하여 그렇게 거부반응을 일으키는지 이해를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십지어는 3대세습을 삼성의 3대세습과 똑같이 이해를 하고 거론을 하는 대목에서는 아연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내부의 문제와 외부의 문제도 구분 못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안다는 것은 일단 구분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데도 말입니다. 그리고 실제 북에 대하여 그리고 남북간의 관계와 역사 등에 대하여 당원들이나 간부의 이해 수준이 정말 일반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정도의 이해를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 많이 들기도 하고요. 적어도 단발마적이거나 표피적인 수준은 넘어서야 하지 않는가 하는 것입니다.  북 관련하여 지적을 하려면 정확하게 짚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서 종합적으로 보면 도데체 우리가 지향하고자 하는 사회가 어떤 사회이길래 합의문에 정리되어 있는 제반 조항들이 문제가 되는지 의문스럽고 합의문에서 정리된 북과 관련한 규정이 그렇게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안 되는 것입니다.

 

그 어떠한 합의문이든 그것은 이후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정도이지 이후의 현실을 정확하게 만들어 넣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 합의문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 합의문 그대로가 현실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합의문을 현실화시키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변화의 여지들은 많이 있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그렇게 볼 때 자구 하나하나 가지고 맞네 아니에 할 것이 아니라 합의문의 취지와 합의내용이 이후 행동을 하는데 어떠한 규제나 보장이 이루어지 하는 것 정도만 확인이 된다면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고 봅니다. 

이 말은 합의문 그 자체로서 완전하게 보장되는 것은 없다는 것이고, 중요한 것은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이후에 얼마나 더 열심히 또는 잘 하고 지금은 비록 끌려가는 위치이지만 이후에는 주도적인 위치에서 세상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이라고 봅니다. 흔히들 세상은 항상 변화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러한 상상을 잘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 항상의 현재의 모습만을 붙잡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이번 합의에 동의하는 보다 근보적인 이유는 어찌보면 현재의 nl pd 구도를 바꾸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다 섞어버리고 새로운 지도역량(구심)을 구성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의 운동역사를 보면 nl이든 pd든 다 실패한 운동이었다고 봅니다. 지난 대선의 평가도 그러하고 노동운동 내의 결과도 그러하다고 봅니다. 지난 지방선거나 이번 재보궐선거를 달리 보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한 마디로 진보진영에서 잘해서 그렇게 되었다기 보다 이 명박과 한나라당에 대한 반대급부로 나온 결과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전에도 민주당의 지지율과 민주노동당의 지지율은 대체로 동반 상승이나 동반하락의 모양새였는데 이번 선거 결과도 같은 맹락으로 이해되기 때문입니다. 대신 민주당이 아닌 대안의 진보정당에 대한 기대는 점점 상승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nl이든 pd든 그 자체로는 기대할 것이 없다고 보고 무언가 새로운 지도역량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정서적로나 지금까지 활동해온 역사를 본다면야 지금의 상황이 더 편하고 더 희망적이고 의욕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아니라고 정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우리도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난 민노당 시절에도 아류 주사파와 같이 행동했던 측면이 많이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편을 가르니 우리도 편을 갈랐고 그들이 당권을 장악하고 있으면 우리도 당 활동에 잘 참석하지 않았고 같이 섞이기를 하지 않았고 등등등 물론 그들의 무리수는 있었지만 그 무리수가 계속된다면 망하는 것은 그들이기 때문에 열린 당 활동 속에서 그러한 문제를 정확하게 짚어가기만 하더라도 그들은 와해될 수 있었을 것인데 사실 우리도 올바른 당 활동이나 운영에 대해 부족한 점이 많이 있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번 합의가 큰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 어떠게 보면 신자유주의나 자본주의 이후의 대안 사회에 대한 명기는 분명한 것이고, 반면 총선이나 대선 등 전술적인 부분은 사실상 이후 토론이나 지도부의 판단에 많이 위임이 되어야 할 사항이기 때문에 뭐 그리 큰 문제가 될 것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몸으로는 내키지 않은 감정이 많이 있지만 몸 편한대로 가다가는 되는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그리고 몸은 어차피 고단한 근육을 가동하여 머리가 하자는대로 해야 하기 때문에 다시 몸을 추스려서 대통합의 대의로 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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