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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아이유 대학 포기는 등록금 때문"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공론화의 장이 본격적으로 마련됐다.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시민․대학생 대회 집회’가 4월 2일 오후 2시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데 이어 오후 4시부터는 행진이 진행됐다. 이날 집회와 행진에는 △고려대학교 △동국대학교 △연세대학교 △인하대학교 △한양대학교 등 수도권 대학교와 △국민참여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정당, 시민단체가 참여했다. 참가 인원은 주최 측 추산 3000명이다.

인터넷 경향신문 대학생 기자 김정윤씨는 이날 집회와 행진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며 시민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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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집회와 달리 행진은 허가받지 못했으나, 행사 당일 허가를 받아 행진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학교 깃발을 들고 앞장서던 한국외국어대학교 박이랑(09학번) 씨는 “학생회 구성원으로서 나왔다. 이 자리가 직접 협상테이블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는 아니지만, 우리의 의견을 주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한다. 아래로부터 외치는 우리의 목소리에 정부와 대학이 귀 기울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천대학교 김지훈(10학번)씨는 “등록금 동결만으로는 부족하다. 반값 등록금까지 요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등록금은 우리 모두의 문제다”면서 인천대학교가 등록금 동결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행사에 참가하게 된 계기를 전달했다.

마로니에 공원을 지나 이화사거리로 행진이 이어지면서 주변 행인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학생들이 트럭위에서 행렬을 지켜보는 어르신들께 “아버님, 저희 등록금 땜에 미치겠습니다!”라고 호소하자 “아, 우리도 등록금이 비싸서 미치겠어”라고 웃으며 화답했다. 학생들은 “여기 계실때가 아닙니다. 함께 하시죠, 아버님”이라고 외쳤고. 트럭위에 있던 사람들과 함께 “으쌰라, 으쌰, 반값등록금” 등의 구호를 외치며 호응을 이끌었다. 그밖에 인하대 학생들은 ‘인하’를 위하여 등록금 ‘인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으며, ‘우리 부모님의 척추 S라인은 등록금 때문’, ‘아이유 대학진학 포기는 등록금 때문’ 등 재치 있는 문구들도 눈에 띠었다.





행렬은 경찰의 제재로 충신동에서 잠시 멈춰 섰다. 본래 동대문까지 이어질 예정이었으나 경찰이 중단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정당한 시위를 가로막는 경찰을 규탄합니다. 경찰이 막고 있지만 우리 열정은 막을 수가 없습니다. 다 같이 인도로 이동해 동대문으로 걸어가겠습니다”라고 진행 의지를 내비쳤다. 10여분간의 실랑이 끝에 본래 목적지였던 동대문까지 이동하되 경찰의 요구대로 깃발을 내린채 이동하는 것으로 합의가 됐다. 동국대학교 우동희(09학번) 씨는 “도로에서 정치적 성향을 표현한다는 이유로 깃발을 내리라고 하는데, 답답하다. 정당한 집회인데...”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행렬 곳곳에서는 대학생이 아닌, 시민 참여자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 대다수가 특정 정당과는 무관하게, 인터넷을 통해 미리 알고 자발적으로 참가하게 된 일반 시민들이었다. 행렬 사이에 함께 있던 박 모(41) 씨는 “인터넷에서 보고 시민자격으로 참여했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졸업생의 80%가 대학생이 되기 때문에 등록금 문제에 연관되지 않는 사람이 더 드물 것이다. 이제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조카가 있는데 등록금이 매우 높아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행렬 옆을 오가며 학생들에게 힘을 불어 넣어주는 시민들도 많았다. 88학번으로 대학교를 다녔다고 밝힌 이민호씨는 본인이 직접 문구를 쓴 스케치북을 들고 행렬과 함께했다. “우리 때는 알바로도 등록금 충당이 가능했다. 등록금은 분명 인위적으로 조정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물가인상률을 이유로 드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며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등록금은 결코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던 이씨는 “그런데 이 집회에 참여하지 않은 대학생은 지금의 등록금 수준에 만족하는 것이냐. 왜 더 많은 대학생들이 참여하지 않냐”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자 옆에서 조용히 이 씨의 말을 듣고 있던 김모씨(54)가 “03학번 아들을 둔 엄마로서 한마디 해도 되겠냐”며 불쑥 말을 건넸다. 김 씨는 “대학생들이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도 막상 현실에서 탈피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나와서 싸워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맞지만 구조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의 용기만 탓할 수는 없다. 등록금은 물론 사교육, 대학교, 고등교육 전체 시스템의 문제가 해결될 필요가 있다. 사실, 등골이 휘고 있는 것은 부모들인데. 엄마들도 나서야 한다. 대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아들 등록금 융자 이자가 7.6%나 된다. 고리대금 수준이다”라며 답답해 했다.



행진은 결국 목적지인 동대문까지 도착한 후, 해산했다. 동국대학교 우 씨는 “높은 등록금이 특정 학교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함께 문제의식을 공유하기 위해 나왔다. 이번 행사를 통해 다른 대학교와 연대하는 자리를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두 한 목소리를 내고, 서로 크게 호응해주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뿌듯함을 내비쳤다.

김정윤/인터넷 경향신문 대학생 기자 (웹場 baram.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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