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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송전탑 지중화가 ‘갈등의 묘약’
 김 민|공인노무사
필자는 재개발, 재건축이 구도심 주민에게 어떤 영향이 미칠 것인지 모르고 살아왔다. 그런데 최근 인근 단지의 재건축(약 150세대)을 위해 해당 재건축 부지 안에 있던 고압 송전탑(345kv)을 필자가 살고 있는 인천 부평구 십정동 아파트 단지 쪽으로 옮기는 송전탑 이설 공사 때문에 평온한 일상이 훼손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설 예정지의 아파트 주민(약 2000세대)은 4개월째 천막농성을 통해 이설공사 반대를 외치며 혐오시설인 고압송전탑을 지중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재건축이 필요하다면 도시기반시설인 고압송전탑은 지중화하고 공사를 해야 한다. 고압송전탑은 이미 사람이 살고 있는 아파트 인근과 학생들이 등교하는 학교 인근에서는 애물단지이며 혐오시설임에 분명하다. 고압송전탑은 전기공급시설이자 도시기반시설이기에, 비용이 들더라도 한전과 개발수익자인 재건축 조합은 지자체와 비용 합의를 통해 지중화를 이행한 후 재건축해야 한다.

재건축 때문에 애물단지 송전탑을 인근 아파트 단지 옆으로 옮기는 것을 어떤 주민이 수용할 수 있을 것인가. 이설 예정지의 주민이 반대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데, 행정관청은 민원이 발생할 것이 우려되니 민원을 해결한 후 공사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지중화 외에 어떻게 민원이 해결될 것인가. 미봉책인 송전탑 이설을 인가할 것이 아니라 근원적으로 도시기반시설에 대해 지중화하려는 인천시와 부평구의 적극적인 노력을 기대한다.

주거지를 선택하는 첫 번째 요소가 쾌적한 환경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고압송전탑 아래 생활하는 주민의 암발병률이 높다는 사실과 어린이의 소아암과 백혈병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고압송전탑은 집값 하락과 도시 경관을 해치는 애물단지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경기장의 하나가 십정동에 건설된다. 세계도시축전을 치렀던 인천에서 도심 한가운데를 지나가는 100m 높이의 고압송전탑과 늘어진 송전선들을 바라보며 인천시민의 주거환경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더구나 부평예술회관 바로 위를 송전선들이 지나게 되면 누가 부평예술회관에서 느긋한 문화예술을 즐기겠는가. 송전탑 인근 백운초등학교에 누가 아이를 맡기고 싶겠는가.

현재 이설공사할 수 있는 인가 기간이 지난 12월 말로 종료되었으나 재건축조합의 공사 재인가 신청으로 갈등이 재점화할 우려가 있다. 재건축의 목적이 주거환경 개선이라면, 송전탑을 지중화한 이후에 재건축할 수 있도록 인천시가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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