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당협 김강 당원은 지난 6월 독일 좌파당에서 젊은 여성정치인 카트야 키핑이 당수로 탄생되는 지도부 선출과정을 생생하게 전해온 바 있습니다(관련기사). 며칠 전 김강 당원이 진보신당 커뮤니티 홈페이지에 올린 좌파당 체험기 두 번째 이야기를 <정치신문 R>이 함께 싣습니다.




좌파당 체험기② 좌파당의 기초조직, 지구당과 분회활동


지난번 새 당지도부 취임 소식을 알린지 100일이 지나서야 2편을 올리게 되었다. 그간 당에 별 일이 없었기 때문은 아니고, 필자에게 별 일이 조금 많았다는 것을 변명으로 해 둔다.(죄송합니다. 대학에 원서 쓰고 탱자탱자 좀 놀았어요....)

2편에서는 독일 좌파당의 지구당 조직과 기초조직인 ‘분회’(Basis Orgarnisation 약칭: BO)을 소개하려 한다. 좌파당의 전국 조직은 연방 차원의 좌파당 중앙당이 있고, 각 연방주마다 연방주당(Landesverband)이 세워져 있으며, 연방주 당은 또 그 하위의 지구당(Bezirksverband)으로 이뤄져 있다. 그 밖에 각종 부문 위원회나 연구회, 그리고 조금은 특이하게 정파별 모임이나 플랫폼이 별도로 연방주 단위 혹은 전국단위로 세워진다. 

당에 가입하면 주소지에 따라 자동으로 지구당에 등록이 되며, 별도로 이러한 위원회나 정파의 구성원이 되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필자의 경우는 베를린 시당의 노이쾰른 지구당 소속이고, 별도로 베를린과 연방 차원의 기본소득연구회와 당내 정파인 해방좌파(Emanzipatorische Linke)에 등록되어 있다. 참고로, 당내 정파로는 반자본주의좌파, 사회주의좌파, 공산주의플랫폼, 민주사회주의 포럼, 아나키스트 플랫폼 등이 있다. 

지구당과 연방주당의 자율권 열려있어

연방제 국가의 정당 답게 각 지구당과 연방주당은 운영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큰 자율권을 갖는다. 이를테면 지구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를 대표단 회의로 할지, 대의원회로 할지, BO대표자회(Basis Konferenz)로 할지, 지구당원총회(Mitgliedervollversammlung)로 할지 등은 각 조직이 정할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회의에 모든 당원(때로는 관심있는 비당원도)이 참석서 발언을 할 수 있지만, 의결권이 제한된다고 보면 되겠다.

이런 저런 설명이 길어졌지만, 의회 내 좌파 정당인 독일좌파당 활동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활동은 역시 지자체와 연방하원에서의 의회활동이며, 그리고 당원의 직접활동에 있어서는 분회(BO)를 통한 지역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당의 규모나 활동은 각 지역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으며, 내가 속한 베를린 노이쾰른구 지구당은 독일 전체에서도 활동의 빈도나 규모에서 손꼽히는 모범적인 조직이라는 걸 미리 밝혀둬야 하겠다.(그러니까 어... 음... 독일 내 양대 트로츠키주의 조직인 SAV와 Marx21의 리더급 인사들이  한 지구당에 모여 있으며... 사... 살려줘...) 

20120903130357_4157.jpg ▲ 노이쾰른 지구당 홈페이지. 게시판이 없다! 게시판이!


노이쾰른 지역에서 소득 수준에 따라 한달에 최소 2500원 이상의 당비(소득별 권장 당비 표 http://www.die-linke.de/partei/dokumente/bundesfinanzordnungderparteidielinke/beitragstabelle)를 내는 당원 숫자는 300여 명이며, 이 중 활동적(aktiv)인 당원의 수는 약 50여명 정도다. 활동적인 당원이란 곧 분회모임에 참여해서 지역당 활동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분회는 지역별로 구성되기도 하고, 활동기조에 따라 구성되기도 한다. 

노이쾰른 지구당에는 지역별로 구성된 다섯개의 분회와, 지구당내 비주류 당원들이 구성한 “민주적 좌파”분회, 활동분회로 “실업부조반대 활동그룹”, “문화부문 활동그룹”, “반인종주의 프로젝트그룹” 등이 있다. 당원들은 지역별 분회와 활동별 분회에 복수로 참가할 수 있다. 

내가 속한 지역 분회인 BO Reuterkiez는 한 달에 두 번 정기 모임을 갖는다. 모임 시간에는 보통 매 모임마다 한 가지 테마를 정해서 주제에 맞는 연사를 불러 토론을 하기도 하고, 지구당내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기도 한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인적 자원면에서 상당히 풍부한 편이라, 일개 분회 모임에서 스페인 노조활동가나 그리스 시리자의 독일 활동가들을 초대해서 유럽 위기에 대한 공부를 할 기회도 있었다. 

토론과 공부 뿐만 아니라 각종 연대활동과 선전전도

모임이 없는 주에도 이런 저런 좌파당의 캠페인을 위해 한번씩 거리 선전전을 꾸리기도 해서, 사실상 매주 당원들을 만날 수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도 좀 전에 Umfairteilen(재분배를 뜻하는 umverteilen에서 ver를 발음이 같은 fair로 바꾼 것)이라는 부유세 캠패인을 하고 돌아 왔다. 지구당 내에서의 활동 뿐만 아니라 지역의 각종 단체들과 함께 하는 연대 활동(대표적인 것으로는 구Tempelhof 공항 공원의 재개발 반대 활동이나 인종차별철폐활동 등이 있다.)이나 각종 법률 및 복지 상담 등이 당을 통해 이뤄진다. 

지난 1편에서도 언급했지만, 좌파당은 서로 성격이 다른 두 정당이 합쳐서 이제 5년 가량이 지난 신생 좌파 연합 정당이기 때문에 지구당의 모습도 지역별로 다른 편이다. 주로 동독 지역의 지구당은 의회 중심의 활동이 많고, 대표자들의 활동이 두드러진다면, 서독 지역의 지구당들은 사회주의계열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한 평당원들의 활동도 많은 편이다. 

노이쾰른 지구당에선 SAV(노동자인터내셔널위원회 계열)나 Marx21(국제사회주의경향 계열) 활동가들의 참가가 두드러진다. SAV는 여전히 트로츠키주의 전통(?)인 엔트리전략을 고수하는 편이라 조직원들의 좌파당 가입을 요구하면서도 SAV 독자적인 활동을 유지하는 편이고(이 전략은 지난 몇년간 지속적인 당내 갈등을 일으킨 바 있다.) Marx21은 영국 SWP나 한국 “다함께”의 기조와는 달리 사실상 좌파당 내에 완전히 투신하는 전략을 택했다. 

쉽게 말하자면, SAV는 여전히 자기들의 신문을 팔고, Marx21은 좌파당 기관지를 돌린다. 지구당 전체가 특히 다수파인 Marx21의 기조(와 헌신)에 의해 운영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있지만, 어쨌건 사회주의 활동가들의 열성적인 활동이 좌파당이 지역 안에 뿌리 내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이 활동이 내년 선거에서 어느 만큼의 득표율로 열매 맺을 수 있을 지는 속단하기 이른 상황이지만. 

[ 김강 (유럽당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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