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치인이라 불리던 사람들이 합종연횡하는 춘추전국시대, 진짜 진보정당을 살리겠다고 벽안의 한국인이자 비판적 지식인인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까지 나섰다. 순자와 노자, 진보신당 비례대표는 ‘실천과 이론’의 결합, ‘투쟁과 사상’의 결합이다.


“언니가 국회의원 돼서 우릴 떠나믄 어떡하노?” “학교가 우리 또 탄압하면 우짜노?” 진보신당 비례대표 1번 울산지역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장 김순자님이 출마를 두고 고심할 때, 그녀의 동료들은 그렇게 눈물바다가 되었다. 울산과학대가 해고 등으로 자신들을 탄압할 때 김순자 지부장이라는 울타리는 든든한 그녀들의 힘이었기 때문이다.

청소노동자의 국회 진출은 사실 김순자 후보가 처음이 아니다. 이미 통합진보당(옛 민주노동당)의 홍희덕 의원도 청소노동자로 유명하다. 하지만 김순자 후보를 받아들이는 국민의 반응은 2008년 홍희덕 의원 당시와 매우 다른 듯하다.

비정규직은 노조를 만들면 안 되는 줄 알았다는 김순자 후보, 2006년 노조에 가입해서 2007년 정몽준 의원이 이사장으로 있는 울산과학대의 부당해고에 맞서 정몽준 의원실 점거 등의 투쟁을 통해 해고 철회를 얻어냈다. ‘울산에서 정몽준을 이긴 유일한 여성 노동자’라는 그녀의 별명은 그렇게 시작됐다.

정치권 어느 누구나 ‘비정규직’과 ‘노동’의 문제를 말한다. 그리고 그 해결책을 내놓느라 난리다. 그러나 실제 노동조합으로 포괄되기 힘든 비정규 노동자의 목소리를 모아낼 수 있는 방법은 지극히 제한적이다. 국회의원이 되면 무엇이 제일 하고 싶으냐는 물음에 “청소노동자들의 휴식공간을 의무화하는 건축법을 만들고 싶다”는 그녀의 대답에서 진보신당의 비례대표 공천의 의미를 알 수 있다.

“언니가 떠나는 게 두렵다”는 김순자 후보의 동료들께 말씀드린다.

월급 93만원 청소노동자 김순자
당 살리기 위해 뛰어든 홍세화
벽안의 비판적 지식인 박노자 등
실천과 이론의 결합을 중시했다

‘순자 언니’는 국회에서 더 많은 노동자들의 울타리, 대변자가 될 것이기에, 지금 당장 지부장을 떠나보내더라도 더 많은 결실을 들고 돌아올 것임을 잊지 말아 주시라.

홍세화 대표의 비례대표 2번 수락 역시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 지식인으로서 본격적 정치생활보다는 명망가 등의 탈당 이후 당을 살리기 위해 당대표직을 수락한 홍세화 대표에게 비례대표 앞 순번은 김순자 후보 같은 ‘배제된 자’들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진보정치인이라 불리던 사람들의 합종연횡이 마치 ‘진보의 재구성’인 듯 착시현상을 벌이고 있는 시대, 진짜 진보정당을 살리겠다고 벽안의 한국인이자 비판적 지식인인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까지 나섰다. 순자와 노자, 진보신당 비례대표는 ‘실천과 이론’의 결합, ‘투쟁과 사상’의 결합이다.

당직까지 꽉 채워야 한 달에 93만원의 급여를 받는 김순자 후보, 여성 가장으로서 생활비는 물론 자식의 학비를 대는 것조차 버거운 액수다. 서민을 위한 정당이 되겠다고 여야가 한목소리로 말할 때, 어떤 정당이 진짜 서민 청소용역 노동자를 내세울 수 있는가.

그 외에도 생협활동가 이명희, 희망버스 구속자 정진우, 원칙 있는 여성 교육운동가 장혜옥 등이 진보신당 비례대표로 나섰다. 진보신당에는 여느 정당에 있는 정파간 배분도, 안배도 없다.

“왜 진보신당을 택했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김순자 후보는 “진보신당밖에 저 같은 사람 안 불러 줍니다”라고 답했다. 그것이 19대 총선에서 진보신당의 비례대표 공천의 의미이며 당신이 정당투표에서 진보신당을 찍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20120323154858_3102.jpg
▲ 2007년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의 천막농성장에서 김순자와 박노자가 처음 만났다.



- <한겨레> 3월 23일자 박은지 진보신당 대변인 기고

[ 박은지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laborkr@gmail.com
사랑과 혁명의 정치신문 R(rzine.laborparty.kr) - copyright ⓒ 노동당.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서비스 선택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1. [기고] 살기 고달픈 나도 당원이다

    지금은 밤 12시다. 바람은 약간 차가운 기운이 있으나, 그리 기분 나쁘지는 않다. 나는 내일 아침 7시에 퇴근을 하며, 일한 대가로 6만 원 정도가 임금명세서에 누적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밤과 낮을 번갈아가면서 한 달을 근무하면 세금을 제한 후에 ...
    Category진보뉴스 발행일2012-03-23 file
    Read More
  2. 투기자본 심판을 위해 굳게 잡은 손

    3월 23일 2시, 진보신당과 론스타 공동대책위원회, 진보적 시민사회단체들이 진보신당 당사에서 정책협약을 맺었다. 이 자리에는 진보신당 측에서 홍세화 대표, 이장규 정책위의장이 참석했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권영국 변호사, 배성인 ...
    Category진보뉴스 발행일2012-03-23 file
    Read More
  3. ‘순자’와 ‘노자’가 국회에 가야 하는 이유

    진보정치인이라 불리던 사람들이 합종연횡하는 춘추전국시대, 진짜 진보정당을 살리겠다고 벽안의 한국인이자 비판적 지식인인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까지 나섰다. 순자와 노자, 진보신당 비례대표는 ‘실천과 이론’의 결합, ‘투쟁과 사상’의 결합...
    Category진보뉴스 발행일2012-03-23 file
    Read More
  4. 서울시와 경찰, 정당연설회까지 방해

    서울시와 경찰의 희망광장에 대한 대응이 도를 넘고 있다. 3월 21일 오전 10시, 서울시는 희망광장 참가자들에게 <서울광장내 무단 시설물, 적치물 철거 및 퇴거요청> 공문을 보내왔다. 서울시는 공문을 통해 희망광장 참가자들이 흡연과 취사를 ...
    Category진보뉴스 발행일2012-03-22 file
    Read More
  5. 무가당, 약장수 정치와 작별하기

    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무가당 정치, 약장수 정치와 영원히 작별하는 법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이다. 진정 한미FTA와 이별하고 강정마을을 살리는 길은 이명박에게 돌을 던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선택은 이전과는 다른 투표를 하는 것이다. 진보신당같...
    Category진보뉴스 발행일2012-03-21 file
    Read More
  6. No Image

    [기고] 누구를 위하여 표를 던지나

    지금까지 독재정권 또는 한나라당으로 대변되는 수구세력의 질주에 브레이크를 걸만한 사람들한테 나 또한 투표해 왔어. 가장 중요한 것은 브레이크의 성능이었고 그 브레이크는 어쨌건 될 사람을 밀어 줘야 가동한다고 선전되었지. 하지만 나는 이제는 브레...
    Category진보뉴스 발행일2012-03-21
    Read More
  7. 일곱빛깔 무지개, 진보신당 비례대표 후보 7인의 약속

    3월 20일, 진보신당 당사에서 비례대표 후보 명단 및 정책공약 발표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 자리에는 비례대표 1번인 화제의 중심, 울산과학대 청소용역 노동자 김순자 후보, 당대표 홍세화 후보(2번), 녹색 활동가 이명희 후보(3번), 원칙을 지켜온 여성 ...
    Category진보뉴스 발행일2012-03-20 file
    Read More
  8. [기고] 나는 왜 진보신당에 투표하는가

    출근 길에 홍세화 대표님의 '나는 왜 투표하는가'에 대한 진보신당 당원의 에세이를 구한다는 트윗을 보았다. 꼭 이에 응해서 에세이를 써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내가 왜 투표하는지에 대해 이생각 저생각하다보니 글로 정리해야 할 것 같아서 써둔다...
    Category진보뉴스 발행일2012-03-16 file
    Read More
  9. 종교인 과세 종교법인법 제정 공약 발표

    진보신당은 저 먼 천상 어딘가에 당신을 모시지 않으며 세상 사람들 속에 자리한 당신을 찾습니다. 자신을 위해 기도하며 자신에게 은총을 요구하지 않고 서로 살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은총을 함께 나누길 기도문 한 구절로 당신의 이름을 거...
    Category진보뉴스 발행일2012-03-16 file
    Read More
  10. No Image

    비례 1번 김순자, 비례 2번 홍세화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던 비례대표 1번은 청소노동자인 김순자 울산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장으로 결정됐다. 이전에 대표단 회의에서 김순자 후보를 1순위로 지명하려 하였으나 노조의 임단협 일정 등을 이유로 본인이 고사하여 15일로 예정되었던 비례대표 ...
    Category진보뉴스 발행일2012-03-16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