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가 날고 아이들이 뛰어다녔습니다. 몰아치는 파도 아래에는 더 많은 생명들이 살고 있을 것이며, 우리가 가고 없어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삶을 지속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탈핵은 이 땅에 살아갈 다음 세대와 뭇 생명들에 대한 '염치'입니다.



핵 발전에 의존하는 사회, "화장실 없는 호화 아파트"


동해안에는 세계에서 가장 촘촘하게 원전이 들어서 있습니다. 국토 면적 당 핵발전 설비량 세계 1위, 한국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해 76만 볼트 짜리 송전탑을 세웁니다. 누군가는 원전 근처에서 살다 암에 걸리고, 또 누군가는 거대 송전탑 때문에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수명이 다해 덜덜거리는 고리 1호기는 그 자체로 위험천만한 핵폭탄입니다.

대도시에서 엄청난 양의 전력이 소비되는 속도와 똑같이 어딘가에서는, 태울 수도, 묻어버릴 수도 없는 방사능 쓰레기가 한정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화장실 없는 호화 아파트'를 어떻게 하면 살림과 공존의 공간으로 바꿀 수 있을까요? 이러한 고민과 함께 탈핵희망버스가 출발했습니다.


“이제는 탈핵이다!”


지난 3월, 1차 탈핵버스는 밀양으로 달려가 송전탑이 들어설 벌거숭이 산에 생명의 나무를 심었습니다. 4월 2차 탈핵버스는 인간 띠잇기로 고리핵발전소를 에워쌌습니다.

3차 탈핵희망버스는 핵발전소가 들어설 위기에 처할 삼척 영덕으로 달려갔습니다. 삼척과 영덕은 수차례 핵폐기장 건설 시도에 맞서 싸워왔는데 이번에는 또 ‘원전 유치’입니다. 삼척 근덕면 덕산해수욕장에는 '원전 백지화 기념탑'이 서 있습니다. 핵마피아와 정부에 맞서 원전건설을 막아내고서 세운, 전국에서 유일한 그리고 전세계적으로도 유일한 승전탑입니다.


71.jpg ▲  삼척 근덕면 덕산해수욕장에 세워진 원전백지화 기념탑. 탈핵희망버스 승객들이 노란 탈핵리본을 달고 있습니다. Ⓒ 진보신당

72.jpg ▲ 탈핵희망버스에 참가한 어린이가 탈핵리본을 달고 있다.


아름다운 동해바닷가, 시원한 바닷물에 풍덩! 들어가보면 이곳에 핵발전소를 짓겠다는 핵마피아들의 발상이 얼마나 말도 안되는 것인지 알 수 있을 거예요. 

기념탑을 지나 도착한 덕산해수용장 바닷가에는 비바람이 몰아칩니다. 하지만 삼척은 비바람보다 더 거센, 원전확대의 광풍에 휘말리고 있습니다. 핵발전소 예정부지에서 진보신당이 외칩니다. 

"핵없는 한국!"


73.jpg ▲ "바람에 날려갈 것 같아요!!" 수중시위 준비하다 파도에 휩쓸려 갈 뻔.

74.jpg ▲ "물 들어온다~! ......좀 빨리 찍으면 안되겠니?"

75.jpg ▲ 엄청난 높이의 파도. 하지만 삼척은 파도보다 더 거센 원전확대의 광풍에 휘말리고 있습니다.

파도가 너무 거세서 물놀이도 못하고 나와야했지만, 그래도 뭔가 아쉽습니다. 흠- 바닷가에 탈! 핵! 크으게 써넣어볼까?


76.jpg ▲ .... 이 사람들, 뭐하고 있는 걸까요?

77.jpg ▲ ㅌ.... 탈....?

78.jpg ▲ 탈핵? 탈핵! 비바람 몰아치는 삼척 바닷가에 참가자들이 드러누워 만들어낸 글자, "탈핵" 입니다. ^^ ..... 이 퍼포먼스를 끝내고 '두 번 다시 탈핵버스를 타지 않겠다'는 원성이 자자했다고. 쿨럭.



덕산해수욕장에서 수중시위, '탈핵' 퍼포먼스 후 삼척시내로 이동했습니다. 삼척 대학로공원에서는 김대수 시장 주민소환을 위한 결의대회가 열렸습니다. 탈핵희망버스도 함께 했습니다. 

며칠 전 언론에 보도된 삼척 김대수 시장의 막말 편지 보셨는지요? 삼척에서는 핵발전소 유치에 앞장서온 김대수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운동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 시장은 원전반대 시민들을 '암적인 존재'라 규정하며 "깨끗이 도려내서 발 못붙이게 해야한다"는 편지를 지역사회 각계에 보냈다네요. 

지역의 미래, 나아가 이 땅에서 대를 이어 살아가야 할 사람들의 미래를 위해 핵발전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암세포'에 비유하다니요. 작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래 전세계에서 탈핵을 속속 고민하고 있는 와중에 원전을 '녹색성장'이라 분칠하는 MB정부만큼이나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삼척시내에는 김 시장을 주민소환하라는 현수막과 주민소환을 철회하라는 현수막이 어지러이 휘날립니다. 원전이든 해군기지든 유치논쟁이 시작되면 주민들은 대립하고 지역사회는 붕괴위기에 처합니다. 사람을 죽이고 지역을 죽이고 생태를 죽이는 유치사업은 이제그만!


79.jpg ▲ 핵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삼척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이들을 "깨끗이 도려내야 할" "암적인 존재"라 막말을 일삼은 김대수 시장, 주민소환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80.jpg ▲ 삼척 시내 대학로공원에서 열린 결의대회.

81.jpg ▲ 삼척시내 행진. "나의 살던 고향은"이 이날 행진가였습니다. 이 행진의 배후는, 아름다운 고향에서 행복하게 살고픈 삼척시민들 자신입니다.

82.jpg ▲ "핵발전소는 곧 방사능 유출을 의미합니다. 핵발전소 유치지역 주민들이 과연 행복해졌나요? 환상이며, 사기입니다!" 삼척시내 행진이 시작되었습니다. 진보신당 김현우 녹색위원장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83.jpg ▲ 시내행진하는 시민들에게 시장상인들이 나와 응원을 보내주십니다. "장사 때문에 못나가서 그렇지, 내 맘도 똑같다" 하십니다. 김대수 삼척시장님, 들리십니까?

84.jpg ▲ 삼척성당에서 주민들과 함께 국밥으로 맛있는 저녁을 먹고 다시 광장으로. 이날밤 늦도록 멋진 탈핵콘서트가 이어졌습니다.

85.jpg ▲ 발바닥 탐사대의 짧은 퍼포먼스. <발바닥탐사대>는 생태위기에 대한 독서/토론/활동을 하는 멋진 중학생들의 모임입니다.


탈핵희망버스 둘째날 아침, 우리는 영덕을 향해 출발합니다. 영덕은 89년 한국 최초로 핵폐기장으로 지정되면서부터 수차례 싸워 이겼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이 양편으로 갈라져 오랜시간 반목과 대립을 거듭하면서 지역사회가 입은 상처는 아직 채 아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핵발전소 유치입니다.

지난 4월 영덕군 군민회관에서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이 개최한 주민설명회에서는 원전반대 주민과 환경단체 회원들이 용역의 폭력과 경찰연행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핵이 깨끗한 에너지라고 거짓말하는 한수원과 정부, 밀실행정으로 후보지선정에 관여한 김병목 군수와 영덕군의회는 당장 선정과정을 공개하고 즉각 철회해야 합니다.


86.jpg ▲ 이튿날 아침 9시부터 다시 강행군 시작. 지친 당원들이 곯아떨어진 버스 안은 그야말로 '고요'

87.jpg ▲ 영덕에 도착, 영해시장 구석구석 돌며 상인 분들과 만났습니다.

88.jpg

"아이구 비도 오는데 고생 많다!" 영덕 영해시장 안에서 상인분들께 핵발전소 건설 막아내자고 호소하는 동안 지나가시던 할머니께서 응원을 해주십니다. 상인 분들의 박수에 탈핵희망버스, 더욱 힘을 얻습니다.

시장에서, 그리고 SNS에서도, 탈핵희망버스를 향해 많은 사람들이 묻습니다. "원전이 없으면 그 많은 전력을 우예 만드노?" 최대한 열심히 말씀드렸지만 얼마나 설득력이 있었을지는 자신이 없습니다. 

탈핵은 단순히 "원전 즉각폐쇄"가 아닙니다. 지금의 전력소비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에너지원을 짠~! 하고 만드는 데서 출발하지 않습니다. 전력소비 감축, 그 다음이 재생에너지 확대입니다. 

무엇보다도 대량생산 대량소비, 성장만능의 체제를 바꾸어나갈 치밀한 기획과 시민의식의 성장이 필요합니다. 진보신당이 집권을 하더라도(!) 저희만의 힘으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차근차근 탈핵준비, 시민들과 함께해요!


89.jpg ▲ 영덕 핵발전소가 예정된 경정3리 마을로 이동, 마을어귀에서 신나는 난타 공연에 눈 호사를 누렸습니다! 핵발전소에 반대하는 서울 하자센터 하자작업장의 <페스테다> 팀입니다.

90.jpg ▲ 경정3리에서 출발, 블루로드를 따라 바닷길 걷기가 시작되었어요!

91.jpg ▲ 길목마다 염원을 담아 노란 탈핵리본을 묶었구요.

핵발전소가 예정된 영덕 바닷길, 경정3리에서 석리까지 <블루로드>를 걷기 시작했습니다. 산과 바다,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정말 아름다운 바닷가입니다. 가파른 바윗길, 자칫 한눈 팔다간 큰일날 것 같지만 그래도 눈앞에 펼쳐진 절경에 자꾸만 눈이 갑니다. 


92.jpg ▲ 산과 바다, 기암괴석에 파도가 부딪치는 바닷가는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93.jpg ▲ 자칫 한눈을 팔다간 크게 다칠 수도 있는 가파른 길, 하지만 눈앞의 절경에 정신없이 눈길을 사로잡히니 다들 걸음이 더딥니다.

94.jpg ▲ 자칫 한눈을 팔다간 크게 다칠 수도 있는 가파른 길, 하지만 눈앞의 절경에 정신없이 눈길을 사로잡히니 다들 걸음이 더딥니다.

95.jpg ▲ 개구진 탈핵희망버스, 해파랑 쉼터에 서 있는 군인아저씨 동상에도 노란 탈핵리본을 달아주었습니다.





96.jpg ▲ 영덕 시내에 도착, 시가지 행진이 이어졌습니다.

97.jpg ▲ 방독면을 쓰고 집회에 참가한 재치있는 탈핵시민.

98.jpg ▲ 영덕 읍내 행진을 끝으로 탈핵희망버스의 공식적 행사는 마무리 되었습니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영덕 읍내 집회를 끝으로 탈핵희망버스의 세 번째 여행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빗속을 뚫으며 걷고, 눕고, 춤추고 노래부르며 보낸 1박 2일. 삼척, 영덕, 밀양, 고리, ...... 그곳에는 갈매기가 날고 아이들이 뛰어다녔습니다. 

몰아치는 파도 아래에는 더 많은 생명들이 살고 있을 것이며, 우리가 가고 없어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삶을 지속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탈핵은 이 땅에 살아갈 다음 세대와 뭇 생명들에 대한 '염치'입니다.


99.jpg ▲ 탈핵희망버스 참가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권성이. '탈핵'은 이 땅에 살아가야 할 다음 세대에 대한 '염치'입니다. (사진: 서울시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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