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기 진보신당의 과제는 무엇인가?”

지난 7일, 진보신당 서울시당(이하 서울시당)은 지난 토론회(서울시당 총선평가 토론회 4시간에 걸쳐 갑론을박)에서 예고한 바대로 '진보신당 평가와 전망'과 관련한 2차 토론회를 진행하였다. 이번 토론회의 주제는 "현 시기 진보신당의 과제는 무엇인가?"였다. 지난 1차 토론회의 방점이 평가와 전망을 개괄적으로 짚는 데 있었다면, 이번 토론은 전망에 방점을 찍고, 과제를 찾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또한 지난 9일 열린 전국위원회를 고려하여 서울시당 소속의 전국위원들의 참여를 요청하였다.

그 결과 이날 박현숙(강서), 조승현(은평), 금민(은평), 권문석(은평) 등 전국위원들과 당연직 전국위원인 김일웅, 이선주 서울시당 공동위원장 등 20여 명의 당원들이 참석하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논의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해볼 수 있다. 첫째는 대선 대응에 관한 문제, 둘째는 진보좌파정당 건설의 문제다. 

첫 번째 가장 큰 이슈인 대선 대응에 관한 입장이다. 

김상철 서울시당 사무처장은 맹목적 진보신당 독자 대응론(외부와 상관없이 진보신당이 독자적으로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입장)과 조건부 대기론(일정한 조건이 충족되기 전에는 나갈 수 없다는 입장) 모두 지양하고 백기완 선거대책본부 이후 20년을 이어온 독자후보전술을 다른 세력과의 공동 대응을 통해 계승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리고 대선을 진보좌파정당 건설의 과정으로 만들고, 창당이 힘들 경우 공동사무처, 공동정책위 등을 구성하여 대선을 공동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창당과 대선논의가 섞여 대선 공동 대응을 위해 창당을 함께 해야 하는 것처럼 이해될 수 있다면, 차라리 대선을 위해서 정당 건설은 뒤로 미루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선주 위원장은 우리에게 주어진 대선이라는 물리적 시간이 있고, 이러한 정치일정에 맞게 계획을 세워 움직이는 것이 옳다고 보았다. 또한 다른 정당에는 대선 출마 여부를 질문하지 않으면서 진보신당에만 대선에 대해 질문하는 것은 이상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대선에 최선을 다해 대응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정당이기에 대선에 다른 세력보다 먼저 움직일 수 있고, 이것이 진보신당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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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금민 전국위원은 정당이니까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것은 옳지 않은 주장이라며, 중장기적 전략 속에서 대선에 어떻게 대응할지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금 당은 중장기적 전략이 부재하고, 이견이랄 것도 없이 개별적 판단만 남아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두 달간 논의기반을 만들지 못한 것이 지금의 대선 논의의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다.

조승현 전국위원은 대선 전 실질적 재창당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대선에서 제3진보후보 완주에 주력해야 한다고 봤다. 이는 김상철 처장과 맥을 같이 하는 주장으로, 가설적 정당 구조를 통한 정치연합으로 대선을 돌파해야 한다는 말이다. 덧붙여 민중경선, 대중적 정책제안 등 대선 대응의 새로운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현숙 당원은 오히려 후보전술이 아닌 다른 방식에 대한 상상력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두 번째 과제는 진보좌파정당 건설과 관련한 내용이다. 

김상철 처장은 현재 정세에서 진보혁신이 제일 중요한 과제이며,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는 단체나 조직들에 혁신과제 제출을 제안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혁신과제 제출은 다른 사안들, 예를 들면 조직 강화 등과 병렬적으로 놓일 만한 사안이 아니며, 혁신과제 안에 다른 것들이 녹아들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러한 공동의 혁신을 통해 진보좌파정당을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최현숙 당원은 우선 새로운 좌파정당 건설 논의에 노동만 강조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는 2008년 창당 정신에 비해 퇴행적인 논의라는 것이다. 여성, 생태, 소수자운동 등의 내용 없이 다시 노동만 강조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한 문제 제기이다. 

그리고 총선 후 새로운 좌파정당 건설을 위한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던 점 또한 꼬집었다. 총선 전, 총선 후에 새로운 좌파정당 건설을 위해 노력을 하기로 해놓고 두 달을 허비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당명, 강령, 당헌 논의를 우리 안에서 진행하는 것보다 지금이라도 빠르게 논의할 수 있는 테이블을 꾸려 새로운 정당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이에 금민 전국위원은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우리가 테이블에서 논의가 가능하려면 당헌, 강령에 대한 초초안이라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비슷한 의견으로, 권문석 전국위원은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누구인가이며 이를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는 것은 당명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새 당명으로 '좌파당'을 제안했다. 우리가 스스로를 비운다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기본 내용을 먼저 잡으면 외부에서도 정치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이효성 용산당협 사무국장은 진보신당은 처음부터 연석회의 성격이었으나 현재 폐쇄성이 높아짐을 느낀다고 밝혔다. 총선, 대선 등에 우리가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가 자꾸 나오면 외부에 우리끼리 가겠다는 신호처럼 보일 수 있다며, 외부의 우려를 털기 위해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금민 전국위원은 개방성이 진보정당의 핵심은 맞지만, 태도에 대한 얘기로 끝나서는 곤란하다고 꼬집었다. 혁신해야 한다는 얘기만 할 것이 아니라 혁신과제를 제출하는 것이 옳으며, 지금 상황에서 진보신당은 스스로의 역량을 강화하고 중장기 계획을 세워 창당의 1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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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전국위원회 안건과 관련한 입장들도 제시되었다.

박현숙 전국위원은 지역 활동이 현재 어떤 것도 쉽지 않고, 당의 전망 역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라고 전제한 뒤, 전국위 안건이 전반적으로 뭉뚱그려져 있다고 비판하였다. 현재 상황에서는 할 것들을 뭉뚱그릴 것이 아니라, 하나씩 따로 떼어내어 집중점을 찾아 집중사업을 펼치는 것이 옳지 않겠냐는 것이다.

금민 전국위원은 전국위 안건이 당원들을 배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명에 대한 논의가 빠져있다는 것이 근거다. 다른 이야기를 하기에는 논의기반이 너무 없는 상황에서, 당원들이 가장 궁금할 만하며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내용이 빠져있다는 것이다. 또한 중장기적 계획들을 포함한 여러 안들이 제출되기에 전국위 안건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최백순 종로중구당협 위원장은 창준위의 ‘형식적’ 등록이 결국 ‘형식적’ 재창당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며, 형식이 내용을 강제하는 측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였다. 이어서 진보신당은 플랜A, B를 준비하지만, 플랜A는 늘 여의치 않아 플랜B를 반복해왔다는 것을 지적하며, 플랜A를 잘 짜서 올인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박수영 중랑당협 부위원장은 오히려 형식이 내용을 규정하기 때문에, 형식적인 로드맵이라도 잘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금 상황에서 형식적 계획마저 갖추지 못하면 내용 생산이 더욱 힘들 것이라는 얘기다. 이번 전국위에서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되어야 하는데, 이것이 빠지는 것은 무능력의 표현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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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이틀 후인 지난 9일, 진보신당 2기 10차 전국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전국위는 ‘진보좌파정당 추진위’를 설치하고 창당 법적 시한인 10월 전 새로운 진보좌파정당의 창당을 결의했다. 여건이 충분치 않을 경우 형식적 재창당 후 좌파정당건설을 계속 추진하고, 대선은 새로운 진보좌파정당을 통해 대응하기로 하였다.

전국위 결과는 토론자들이 제기한 많은 의문과 우려들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진부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진보신당 앞에 놓여 있는 많은 공백들은 당원들의 힘과 지혜로 채울 수밖에 없어 보인다. 서울시당은 더 다양한 목소리들이 더 큰 힘으로 어우러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토론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다음 토론회는 6월 14일(목) 저녁 8시, 영등포에 있는 ‘갤러리 정다방 프로젝트’에서 열린다. 이날은 좌담회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당협 상근자들이 패널로 참석한다. 이들이 지난 1년간 당협에서 상근을 하며 경험한 애환, 희망과 절망 등에 대한 대화를 진솔하게 나눌 예정이다. 한편 이날은 저녁 7시부터 밤 12시까지 서울시당 당역량강화기금 파티가 같은 자리에서 진행된다.

[ 황종섭 (서울시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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