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규 개정과정의 가장 뜨거운 쟁점, 부문위원회 관련 규정들
진보신당이 당대회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는 6월 재창당을 위한 본격적 행보를 딛습니다. 강령제정, 당헌당규 제정, 장기성장전략 등 각 부문마다 소위원회를 두고 각각 초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오는 6월 당 대의원대회에 상정될 예정입니다. <사랑과 혁명의 정치신문 R>에서 각 소위원회의 재창당 준비 현황을 공유하고 당원들과 함께 토론하고자 합니다. <재창당은 지금> 연속 기획 두 번째, 당헌당규소위원회 이봉화 위원장의 글입니다.

 
당대회준비위원회 산하 당헌당규소위원회는 이름 그대로 정당 활동과 운영의 헌법과 법률에 해당하는 당헌과 당규 개정 작업을 맡아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3월 25일 첫 회의에서 대략의 운영 계획을 논의할 때는 격주에 한 번 정도 모이자고 했었습니다. 막상 개정작업을 시작해보니 검토해야 할 당헌, 당규의 분량이 많아서 실제로는 매주 모이고 있습니다.
 
현행 당헌, 당규 전체에서 신설하거나, 삭제, 수정해야 할 규정들을 찾고, 규정들 간의 모순점이 없는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조항과 이전에 개정되었던 시기-당헌, 당규에는 개정될 때마다 개정된 내용에 개정연월일을 표기하여 누가, 언제 보더라도 당헌, 당규 개정의 역사를 가늠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를 보면서, 진보신당 6년 역사가 떠오릅니다.
 
당헌 당규, 시간이 갈수록 규정이 많고 복잡해지기 마련
 
093341504a9e5d614a8bea1009275a89_km3s6iKmcooVeKLKN6GhiD3W9fQm.jpg 이봉화 (진보신당 부대표, 당헌당규개정 소위원회 위원장)
진보신당을 창당해서 당헌, 당규를 제정할 때는 규정을 가능한 한 간소화하자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규정보다는 토론과 협의, 당원들의 자발성으로 당 활동과 운영을 해보자는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당내 의견 대립이나 갈등을 토론과 협의로 푼다는 것은 이상적이긴 하나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다보면 점점 규정과 제도를 통해 해결하려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또한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들도 벌어지고 규정의 공백을 경험하게 되다보면 규정이 늘어나게 됩니다. 위원들이 조사해온 타 정당 당헌, 당규를 검토해 봐도, 역사가 오래된 정당은 규정이 많고 복잡한 반면, 신생 정당은 훨씬 더 느슨하고 단순한 당헌, 당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헌은 체계와 규정 전반이 여전히 유효하므로 소폭 개정을 할 계획입니다. 규정이 너무 엄격하여 당 운영을 제약하는 경우, 규정이 사문화된 경우는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예를 들어, 당대회준비위원회 설치 강제조항이나 당우 규정 같은 것이죠.
 
사문화된 규정은 폐지하고 문제점은 보완하고
 
‘당규 제1호 개인정보 및 정보통신 운영 규정’에서는 문제성 게시물에 대한 관리자의 직권 조치가 가능하도록 허용하여, 신속한 대응과 피해 확대 방지가 가능하도록 개정하기로 했습니다.
 
‘당규 제5호 성차별․성폭력․가정폭력 사건 처리에 대한 규정’은 규정을 운용해오면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하는 수준의 소폭 개정을 할지, 성폭력전담기구와 당기위원회를 분리하는 전면적인 수정 작업을 할지, 여성위원회의 논의, 외부 진보여성단체(여성주의자)와의 간담회를 통해 가닥을 잡아나갈 예정입니다.
 
이번 당규 개정과정의 가장 뜨거운 쟁점은 부문위원회 관련 규정들입니다. 부문위원회 관련 규정들은 ‘당규 제5호 선거관리규정’, ‘당규 제9호 대의기구에 관한 규정’, ‘당규 제10호 중앙당 집행기관에 관한 규정’에 걸쳐 있습니다.
 
당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가 이루어질 때마다 부문위원회 관련 규정들이 주된 토론거리가 되는 것은 현실과 규정의 간극이 크기 때문입니다. 진보정당(민주노동당)이 처음에 부문위원회를 설치하고 부문 할당 대의원 제도를 두었던 이유는 진보정당의 계급성, 민중지향성을 드러내고 증명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노동, 농민, 빈민위원회 등이 대표적이죠.
 
당규 개정과정의 뜨거운 감자- 부문위원회 관련 규정들
 
새로운 진보의제의 등장과 그에 따른 부문운동의 성장을 바탕으로 새로운 부문위원회 설치 요구가 늘어나게 되었고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입니다. 장애, 성소수자, 청소년, 녹색, 문화예술위원회 등이 이러한 새로운 흐름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부문위원회의 수가 많아지고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인력, 예산, 대의기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인력, 예산, 대의기구의 수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정과 협의는 늘 난제입니다.
 
지난 4월 15일 당헌당헌소위원회와 부문위원회의 간담회를 했습니다. 부문위원회 설치 요건을 강화하는 데에는 의견 합치가 이루어졌고, 대의기구 문제는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있습니다. 대의기구 할당 문제에 대한 논의를 중심으로 한 차례 더 간담회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부문위원회 활동 당원들과의 합의를 통해 부문위원회 관련 규정의 개정안을 확정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토론과 타협으로 만들어가는 인문학적 과정이어야
 
다음 주 회의를 거치면 당헌당규소위원회 차원의 당헌, 당규 검토작업은 마무리가 됩니다. 당대회까지 두 달여의 시간 동안, 각급 단위에서 당원들의 풍부한 토론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당헌, 당규와 같은 규정은 객관성과 불편부당함을 지향하지만, 규정을 만들고 고치는 과정은 대단히 인문적인 과정이며, 민주주의와 타협의 산물입니다.
 
다양한 요구를 조정하고, 부족한 당의 자원을 어디에,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의 정도가 높을수록, 오래가는 당헌, 당규를 만들 수 있습니다. 늘 하는 뻔한 말이지만, 당헌, 당규 개정과정에 당원 여러분의 뜨거운 참여와 의견 개진 요청 드립니다.
 
 
[ 이봉화 (진보신당 부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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