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이 어디지?
 
서울에서 '서촌'이란 청운동, 효자동, 옥인동, 누상동, 누하동, 필운동, 사직동, 행촌동, 무악동, 홍파동, 교남동 인근을 일컫는다. 더 쉽게 얘기하자면 자하문 터널에서 독립문까지의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종로 구청장(김영종, 민주당)은 수시로 어의를 입고 나와 끊임없이 세종마을이라 주장하며 주민들을 당혹스럽게 만드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민들은 세종마을이라는 이름보단 서촌이라 불리는 것을 좋아한다.
 
경복궁의 왼쪽에 위치한 서촌은 조선시대부터 중인과 상인의 주거지 였고, 일제시대 예술가들의 작업실과 집터가 남아있다. 또 해방 시기엔 카프(KAPF : 조선 프롤레탈리아 예술가 동맹) 활동 예술가들의 주요 활동 공간이기도 했다.
 
종로는 오래된 동네인 만큼 104개의 법정동이 있다. 그리고 인구가 줄어감에 따라 동대문구 쪽으로 점점 넓혀가고 있다. 이토록 넓고 다양한 동네가 있는 종로에서 서촌을 거점으로 선택한 이유는 주거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대략 60년 정도는 살아야 토박이라 할 정도로 장기 거주한 주민과 그에 따르는 독특한 동네 분위기에 매료되어 전입한 주민들이 섞여있다.
 
오래된 동네인 만큼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지역이지만 새로이 전입하는 경우는 대부분 1인 주거자인 경우이고 3~40대가 대다수이다. 그래서 5~60대 네트워크와 3~40대 네트워크가 따로 형성되어 있고, 지자체의 지원을 받고 있는 주민 단체와 자율적인 모임들이 상존하고 있다.
 
40.JPG ▲ 서촌 꼬뮤니따 혁이네(사진: 구자혁)

 
서촌 꼬뮤니따 혁이네를 열며
 
2012년 총선 이후 종로중구당협 운영위는 지역 거점을 마련하기로 결정하였다. 어느 지역에 어떤 형태의 거점을 마련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하다가 2010년 고미숙 동지가 출마했던 지역인 종로 가 선거구(서촌 범위와 일치함)로 정했다. 거점의 컨셉으로는 북 카페, 비정규직 노동자 사랑방 등을 논의 하던 중 지역 주민들과 당원들이 편하게 만나고 차도 마시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지역 주민들과 영화도 보고 기타도 배우는 등의 활동을 염두하고 말이다.
 
41.JPG ▲ 서촌 꼬뮤니따 혁이네(사진: 구자혁)

 
혁이네에서 만난 사람들
 
혁이네를 오픈하고 가장 먼저 찾아 온 분은 서촌에 카페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주민이었다. 서촌이 삼청동이나 북촌처럼 카페들로만 가득 차게 되어 건물주들이 상가와 주택의 세를 올려 결국 현주거인들이 떠나는 것을 우려했다. 그 분에게 혁이네를 만들게 된 취지를 설명하고 이곳을 문화공간으로 안착시켜 오히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씀 드렸다. 그분은 혁이네의 첫 후원회원이 되었다.
 
혁이네에서 제일 먼저 한 강좌는 "커피교실"이었다. 커피를 파는 집에서 바리스타를 초청해 진행한 "커피교실"은 한 달간의 공지 끝에 지역 주민 1명과 지인 2명이 신청했다. 참패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말도 안 되는 강좌였다. 커피를 파는 곳에서 외부 바리스타를 불러 커피교실을 하면 결국 혁이네 커피는 전문가의 커피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었다. 물론 그 강의 이후 나와 고미숙 동지는 열심히 드립을 연습하여 이젠 제법 동네에서 맛있는 커피집으로 소문도 났다.
 
두번째 강의로 우리 자체 역량을 발휘한 '기타강습'과 광진 당협의 고진수 동지의 도움을 받아 '일식 도시락' 만들기를 진행 하였다. 강의 포스터를 붙인 이후에 쇄도한 문의는 ‘기타강습’에 대한 거였다. 예상했던 타겟층은 주부였는데 주부들이 연락해서는 자녀강습을 문의했다.
 
42.JPG ▲ 일식 도시락 강좌 (사진: 구자혁)

 
일식 도시락 강좌는 신청한 몇몇 주민과 기타강습 학부모로 구성하여 오후 강의를 개설하고 성대 학위를 중심으로 편성해 진행했다. 고진수 동지는 세종호텔 일식당에서 근무하고 있다. 수강생들의 호응과 만족도는 최고였고 강의가 마칠 때 쯤 곧바로 시즌2 진행을 요청 하였으나 세종호텔 노조 일정에 맞물려 아쉽게 한 번의 강의로 끝났다. 마지막 강의 날에 연락처를 알려 달라는 수강생들에게 고진수 동지는 세종호텔 지부 사무국장 명함을 나누어 주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고, 이것이 혁이네의 소심한 첫 고백이기도 했다.
 
나는 서촌 기타쌤이다!
 
혁이네에서 가장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진행 하는 강의는 기타강습이다. 후원회원들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그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학생부터 NGO 활동가, 중앙 부처 공무원까지.
 
43.JPG ▲ 기타 강습 모습(사진: 구자혁)

 
기타강습은 나에게 주어진 주민과의 밀접한 만남이다. 짧다면 짧을 한 시간 동안 학생들과는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어머니들과는 자녀 교육과 동네 이야기, 물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직장인들과는 비정규직에 대한 얘기를 나눈다.
 
처음 기타 강습은 2팀에 10명 정도로 구상 하였으나 서로 배운 정도도 다르고 숙련되어 가는 시간도 달라 매주 수요일 3시 부터 8시30분 까지 시간별로 개인교습을 한다. 이런 강습 방법이 주민들에게 더 호기심과 믿음을 준 것 같다. 강습 요청이 끊이지 않아 현재 16명이 수강하고 있고 주 3회(수/금/일) 진행한다. 좀 더 다양한 교육으로 주민을 만나기 위해 종로중구 당협의 최믿음 동지를 섭외해 강습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젠 동네를 다니다 보면 제법 많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다. 이 동네의 특징이기도 한데, 타 지역에서 온 사람들은 대부분 건물과 가게를 보고 지나가지만 동네 분들은 아는 사람을 만나 반갑게 인사한다. 나는 서촌 기타 선생님이다!
 
혁이네에서 기타를 배우는 학생들 외에도 자주 놀러오는 학생들이 있다. 처음엔 한 명, 다음엔 두 명. 나름 자신만의 특별한 공간이라 생각하며 찾아 와선 음료를 주문하고 궁금한 것을 조근조근 물어 보고 간다. 혁이네는 강습도 음료도 무료는 없다. 하지만 유일하게 이 학생들에게는 음료 값을 받지 않는다. 이 학생들은 조만간 우리 당의 거점공간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그 기억은 아름답게(?) 간직할 추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강습, 동양화 채색반
 
동네의 역사가 조선시대부터인 이곳 서촌은 다양한 역사 유물과 공존하는 지역이다. 특히 건축물의 경우 경복궁을 제외 하고도 1910년대부터 현재까지 건축물들이 공존하고 있다. 이곳은 1990년까지 청와대가 있어 고도제한 등 개발 제한 구역이었기 때문에 196~70년대 건축물이 남아 있다. 그렇게 때문에 건축학과, 도시학과 학생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동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주민들과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다.
 
마침 문화예술위원회의 손문양 동지가 동양화 채색 강좌를 제안했다. 단순한 동양화 채색만이 아니라 전통 동양화에 사용되는 종이와 안료에 대한 공부도 병행한다는 얘기를 들으니 혁이네 강좌로 딱 이었다. 카페에 포스터를 붙여서만 홍보했는데 1개월도 안되어 2팀이 진행하고 있다. 동양화 채색 반에는 지역 주민도 있지만 멀리서 찾아오는 분도 계신다. 직업도 다양하다. 대학원생부터 모 회사의 대표이사까지.
 
44.JPG ▲ 동양화 채색반(사진: 구자혁)

 
주민을 만난다는 것
 
나는 2008년 진보신당에 입당하여 지역사업 보다는 주로 투쟁사업에 참여 했다. 두리반, 재능, 마리, 여가부, 쌍차, 희망버스, 현차 비지회, 유성기업 등등. 프로젝트 밴드인 ‘언니네농성장’을 만들어 투쟁 사업장 지원 공연을 다니기도 했다. 당시에 나는 지역 문제를 고민하거나 지역 주민을 만나는 일에 대해 등안시 했던 것 같다. 2012년 총선 이후였던 것 같다. 그 결과에 허탈함도 느끼고 우리의 선거방식이 대중에 대한 일방적인 외사랑이 아닌가 하는 회의도 들었다.
 
45.JPG ▲ 언니네농성장(사진: 구자혁)
 

우리의 이상과 가치를 대중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리고 그 대중을 우리는 어떻게 모을 수 있을까?
우리가 대중에게 모이자고 하면 모이는가?
 
정리하자면 종로중구 당협은 문턱을 낮게 하고자 카페 형태의 문화공간을 만들었다. 하지만 접근성만으로는 거점을 완성할 수 없다. 사랑방이 되기 위해선 공통의 관심사가 있어야 하기에 문화 컨텐츠를 매개로 공통의 관심과 신뢰를 쌓고 있다. 이 과정 속에 우리당의 이상과 가치를 녹여내 함께 이야기 하고 실현해 가고자 한다.
 
이 목표는 점차 실현되어 가고 있는데, 혁이네에서 진행한 문화강좌를 통해 만난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혁이네를 방문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음식을 나눠 먹기도 하고, 학원 간 아이를 기다리거나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아이의 생일 파티를 할 때 거리낌 없이 방문한다.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두 번째 사업을 진행하려 한다. '서촌 미디어'사업이다. 현재 서촌의 한 단체와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다. 미디어 사업은 주민들과 좀 더 밀접해 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서촌에 온다. 관광객도 있고 우연히 왔다가 이곳이 좋아 이사 오는 사람도 있고. 제일 많이 온 사람들은 바로 서촌의 주인이 되려고 오는 사람들이다. 와서는 스스로 완장 차고 동네 돌아다니며 주민들을 들쑤셔 놓고는 자신이 대장을 할 수 없음을 알면 그냥 떠난다. 주민들은 그 사람들을 원한 적도, 도움을 요청한 적도 없다. 자신이 대장을 하려고만 했지 주민이 원하는 것이 뭔지, 어떤 일을 도모할지에 대한 고민 없이, 동네가 폐쇄적이라고 떠들곤 떠난다.
 
내가 처음 출마를 생각했을 당시엔 지역 주민들에게 열심히 얼굴 알려야겠단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서촌에서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생각이 우선이다. 갑자기 툭, 하고 출마하는 것이 아니라 단 10명의 주민들이라 할지라도 서촌을 함께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의 대변인으로 출마하고 싶다. 이제 서촌 꼬뮤니따 혁이네는 지역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진보신당의 이상과 가치로 대중을 만나는 문화공간으로!
 
 
 
[ 구자혁 (서울 종로중구당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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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City [Red City 2014] 오늘연구소에서 일하는 '오늘' 2014 지방선거가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노동당 매체 홈페이지 <사랑과 혁명의 정치신문 R>에서 2014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을 집중조명합니다. 우리 동네... file 2013-10-01
Red City [Red City 2014] 문턱이 낮은 동네까페, 혁이네 서촌이 어디지? 서울에서 '서촌'이란 청운동, 효자동, 옥인동, 누상동, 누하동, 필운동, 사직동, 행촌동, 무악동, 홍파동, 교남동 인근을 일컫는다. 더 쉽게 얘기... file 2013-07-11
Red City [Red City 2014] 가재울 라듸오로 지역에 다가가기 'Red City 2014' 아홉 번째 이야기, 서울 서대문당협 장수정 당원이 들려주는 가재울라듸오 이야기입니다. '가재울 라듸오'는 노동당 당원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 file 2013-11-19
진보뉴스 [3.2] 밀양 송전탑 반대 故 이치우 열사 49재 진혼식 열려 한전 송전탑 공사에 반대해 74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분신항거한 밀양 산외면 희곡리 보라마을 고 이치우 열사에 대한 49재가 2일 오전 10시 밀양시청 앞... file 2012-03-03
진보뉴스 [2.23] 일자리-주거-스펙프리! 3박자 청년정책 발표 진보신당은 23일 오전, 국회의사당 앞에서 졸업시즌을 맞이하여 청년실업 개선사업 공약을 발표했다. 발렌타인데이 정책발표 <3포세대에게 연애를 許하라>를 잇... file 2012-02-26
진보뉴스 [2.21] 진보신당 부산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2월 21일 부산 시청광장에서 진보신당 부산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이 열렸다. 40여명의 부산시당 당원들이 참석하여 노동자 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팻말과 ... file 2012-02-26
진보뉴스 v2012 진보신당 단배식, ‘전태일정신’으로 돌아가자! 임진년 새해 첫 날 오전 10시 진보신당 중앙당에서 '전태일정신으로 돌아가자'는 슬로건으로 단배식 행사가 열렸다. ▲ 단배식 중 김혜경 고문이 축사... file 2012-01-01
지역소식 SNS의 화제, '순자 어록' 진보신당 비례대표 김순자 후보의 어록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달구고 있다. 김순자 후보의 발언은 생활인의 쉬운 언어로 우리 사회의 문제를 예리하게 꼬... file 2012-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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