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 김일웅] 지역발전? 그 화려한 말잔치의 행간을 읽는다


2014 지방선거가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진보신당 매체 홈페이지 <사랑과 혁명의 정치신문 R>에서 2014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을 집중조명합니다. 우리 동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지방의정에 대한 밑그림, 그리고 이제까지 지역에서 쌓아온 활약상을 소개해주세요. 진보신당 출마예정자들의 기고를 기다립니다.
 
'Red City 2014' 첫 스타트, 김일웅 서울시당/강북구당협 위원장이 '지역발전 이데올로기'의 위선과 진실을 파헤칩니다.

 
1,000인 이상 사업체는 강북구청 하나 뿐… 대표적인 서민밀집 지역
 
강북구, 이름만 보면 한강 북쪽을 대표하는 동네인 것 같지만 사실은 동북부에 치우친 외곽지역이며 북한산 국립공원이 위치해 있어 전체 면적 23.6㎢ 중 공원녹지 지역이 전체 면적의 54.8%를 차지한다.
 
1,000인 이상 사업체가 강북구청 한 곳 뿐이다. 300인 이상 사업체도 7곳에 지나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산업기반이 취약하며, 중소영세 제조업 및 도소매/숙박업 등 서비스업 사업체가 대부분이다. 또한 북한산 자락에 일부 부유층 주거지가 있지만 대부분 빌라와 소규모 단독주택이 빽빽하게 자리잡고 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서민밀집 주거지역이다. 한 마디로 가난한 동네라고 할 수 있다. 주민들도 지역정치권도 낙후된 지역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지역발전이라는 이데올로기가 어느 동네보다 잘 먹히는 지역이고, 선거 때마다 '고도제한'과 '케이블카' 두 가지 키워드가 핵심이 된다.
 
선거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공약, 고도제한 완화
 
강북구에서는 20여 년 동안 각급 선거 때마다 모든 출마후보가 고도제한 완화 공약이 담긴 현수막을 내거는 풍경이 전혀 낯설지 않을 만큼 고도제한 완화는 선거의 단골공약으로 등장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이유 때문에 모든 정치세력이, 모든 후보자가 이구동성으로 고도제한 완화를 주장하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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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대 총선 당시 강북구 지역에 내걸린 현수막들. 하나같이 고도제한 완화 공약을 담고있다. (사진: 김일웅)

 
강북구는 북한산 국립공원이 위치해있어 주거지와 상업지 총 면적의 1/4이 최고고도지구로 지정되어 5층 20㎡(2005년 9월 일부완화, 7층 28㎡)이하로만 건축이 가능한 상태이다. 이로 인해 특히 우이동, 인수동, 삼양동 지역은 20여년간 재개발, 재건축이 중단되어 주택 노후화 문제가 심각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표면적으로는 불량, 노후주택 문제 해결을 통한 주거환경 개선을 이유로 들며 고도제한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고도제한 완화를 위한 공청회, 토론회, 기자회견 등의 자리에는 일부 노후 빌라, 연립의 재개발, 재건축 추진위원장이 함께 등장하고 때로는 추진위원회 명의의 현수막을 거리에 내걸기도 한다.
 
하지만 불량, 노후주택 문제의 해결이 그렇게도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라면 고도제한 완화 이외에도 다양한 해결책과 방안을 찾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지역 정치권이든 해당 재개발, 재건축 추진위원회든 지난 20여 년 동안 고도제한 완화만을 앵무새처럼 주장하는 것 말고는 다른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았다. 더구나 국정감사에서 “현행 규제 하에서는 사업성 확보가 어려워 주거환경 개선사업이 어렵다”는 이유로 고도제한 완화를 주장하는 지역구 국회의원을 보면 고도제한 완화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미루어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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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건축 반대 주민모임에서 부착한 선전물. (사진: 김일웅)

 
사업성 확보가 어려워 주거환경 개선이 어렵다는 것은 다르게 표현하면 이익이 남지 않아 재개발이 어렵다는 이야기다. 불량, 노후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서가 아니라 개발 이익이 최고의 목표인 토건자본의 이해를 위해서 고도제한 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도제한이 완화되면 북한산을 항상 가까이에서 조망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고급, 고층아파트가 들어서는 대규모 재개발로 이어질 것이고 당시 보통 2억여 원에 달하는 추가부담금 때문에 대부분의 서민들은 정든 동네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다. 겉으로는 주거환경 개선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지역발전 이데올로기를 등에 업은 지역정치권과 토건자본의 동맹일 뿐이다.
 
북한산 케이블카는 마이더스의 손?
 
고도제한 완화 주장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이유로 등장하는 단골메뉴가 바로 북한산 케이블카 유치 주장이다. 익히 알려진 대로 이명박정부는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기 위해 자연공원법 시행령을 개정했고, 북한산의 경우 국립공원을 보존할 책임이 있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나서서 케이블카를 설치하려고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지난 해 6월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6곳의 국립공원 케이블카 시범사업에 대해 부결 결정을 내려 지난하게 계속되었던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 논쟁은 일단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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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신당은 강북구에서 유일하게 고도제한 완화와 케이블카 유치에 줄곧 반대해왔다. 북한산 케이블카 반대 1인시위 모습. (사진: 김일웅)
 

하지만 강북구의 케이블카 유치 주장은 그 역사가 길다. 열악한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수도권 유일의 국립공원인 북한산을 관광자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북한산 케이블카 유치 주장은 2005년 10월 구의회에서 ‘우이동삼각산케이블카 설치 촉구결의문’이 채택되는 등 10여년동안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과 보수적인 시민단체는 케이블카가 재정조건이 열악한 강북구의 재정확보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수적인 방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어느 구의원은 케이블카를 유치하지 않으면 ‘강북구 역사에 큰 오점을 남기는 결과가 될 것’이고 ‘강북구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하고 있으니 이쯤되면 거의 신앙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해야 할 정도다.
 
케이블카 설치 주장 역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이미 케이블카가 설치된 지역의 사례를 참고하면 이 또한 그다지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 국립공원 훼손이라는 생태 환경적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전국에 설치되어 있는 케이블카는 대부분 적자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고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토착상권들이 초토화된다는 것이 드러난 상황이다. 케이블카 건설 업체와 운영 업체를 제외하면 지역의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 것이 바로 케이블카 사업인 것이다. 하기에 케이블카 유치 주장 역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허울 좋은 외양을 쓰고 있지만 토건자본을 위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고도제한 완화하면 먹고 살기 나아집니까?
 
진보신당은 강북구에서 유일하게 고도제한 완화와 케이블카 유치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고도제한 완화 문제의 경우 일상적 시기 대응이 쉽지 않아 선거에서 정책적 대안을 내는 방향으로 주로 대응해왔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예비후보 운동 기간에 고도제한 완화보다 서민 주거환경 개선이 우선이라는 주장과 저소득층의 주택에너지효율향상프로그램을 통한 빈곤층 주거환경 개선, 도심텃밭 조성 등 당의 정책을 담은 선전물을 제작해 가가호호 선전전을 진행했다. 그리고 본 선거운동에 돌입하면서 ‘고도제한 완화하면 먹고살기 나아집니까?’를 메인 슬로건으로 정하고 8명이 출마한 구의원 후보들 중에 유일하게 고도제한 완화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는 선거운동을 진행했다. 2년 후, 2012년 총선에서는 강북갑 선거구에 출마해 주택개량을 위한 공공재원 지원제도 등 실질적인 주민지원 정책인 국립공원 지역 지원특별법 제정을 공약으로 내걸고 고도제한 문제 해결을 위한 진보신당만의 차별화된 정책대안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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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지방선거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당원들의 모습 (사진: 김일웅)

 
케이블카 유치와 관련해서는 서울시당과 함께 북한산 케이블카 저지 활동에 집중하며 월 1회 케이블카 반대 산행과 선전전을 지속적으로 진행했고 국립공원 케이블카 저지를 위한 릴레이 산상시위에도 함께했다. 또한 지역에서 케이블카 반대 여론을 확산하고 주민들과 함께하기 위한 방법으로 북한산 지키기 문화제 ‘나의 북한산을 지켜줘’를 준비하고 진행했다. 8월과 9월 문화제 홍보를 위한 게릴라콘서트를 네 차례 진행한 후 10월 24일 솔밭공원에서 200여명의 주민들이 함께하는 가운데 문화제를 진행했고 이때 함께한 지역 단체들은 이후 북한산 입구에 들어서는 초호화콘도 <더파인트리>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했다. 2012년 총선에서는 더파인트리 특혜 의혹 해결 및 공공시설로 전환, 북한산 케이블카 반대, 시민이 참여하는 북한산 보호활동이 가능하도록 국립공원법 개정 등 북한산 지키기 공약을 마련하고 <더파인트리> 공사 현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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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9탑 앞에서 진행한 ‘나의 북한산을 지켜줘’ 게릴라콘서트. (사진: 김일웅)
 

맹목적인 지역발전 이데올로기, 무책임한 지역정치와 토건자본의 동맹
 
서울에서 비교적 낙후된 지역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강북구에서 ‘지역발전’이라는 의제는 모든 의제를 압도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여전히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국회 고도제한 완화 연구회 창립을 주도하고 국감에서 고도제한이 완화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또한 시의원은 주민들의 탄원을 받아 서울시청에 전달하고 매년 진행되는 신년인사회 자리에서는 구청장, 구의원 할 것 없이 강북구의 주요한 과제로 고도제한 완화를 들며 이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주민들에게 매번 밝히고 있다. 또한 국립공원 케이블카 시범사업에 대한 부결 결정으로 관련 논쟁이 일단락되었지만 케이블카 강북구 유치는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미명하에 언제라도 다시금 등장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서술한 것처럼 고도제한 완화든 케이블카 설치든 정작 강북구 서민들의 삶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 다만 토건자본과 일부 이해를 가진 주민들의 배만 불려줄 따름이다. 지역의 보수정치권이 이런 사실을 모르고 주장한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면서도 주장한다면 주민들을 기만하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지만 하루하루 먹고살기 바쁘고 2년마다 이사 걱정을 해야 하는 대부분의 서민들은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다. 특히나 생태 환경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문제는 당장의 관심 밖인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진보신당의 대응도 주로 반대운동을 진행하는 것이나 선거 시기 정책공약을 제출하는 것 이상을 크게 넘어서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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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산 코앞에 들어설 뻔 했던 초호화 콘도 '파인트리'는 각종 특혜와 비리, 탈법이 드러났고 결국 공사가 중단된 채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다. 2012년 총선 당시 파인트리 공사현장 앞에서 '북한산 지키기' 공약을 발표하는 김일웅 위원장. (사진: 진보신당)

 
고도제한 완화가 불러올 대규모 재개발이 서민들의 삶을 어떻게 파괴할 것인지, 케이블카 설치가 국립공원의 훼손이라는 문제 이외에도 주변 상권에 어떠한 재앙으로 다가올 것인지를 밝히고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진보정치는 서민들의 주거권을 위협하고 생태적, 공공적 가치를 훼손할 토건개발 위주의 지역개발이 아닌 방식으로 서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모델을 만들어내고 그것이 충분히 가능함을 주민들에게 인정받아야 한다.
 
물론 이러한 과제는 개별 자치구 차원에서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고 원외정당으로서의 한계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서민들의 삶을 파괴하고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자연유산을 훼손하는 보수정치와 토건자본의 동맹에 맞서 주민들과 함께 저항해야 한다. 그리고 주거의 공공성 강화, 전월세 안정 방안 등 거주자 중심의 주택 정책과 지역 차원에서의 생태적 전환의 내용을 담은 장기적인 지역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기후변화 시대 소중한 자산인 북한산 국립공원을 미래세대를 위한 생태교육과 자연체험의 장으로 보존하기 위한 노력 또한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강북구에서 서민들의 삶과 북한산을 지키는 유일한 정치세력으로서 진보신당의 노력은 계속 된다.
 
 
 김일웅 (서울시당/강북구당협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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