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City

[Red 서울 2014] 공동체 대관상영으로 독립영화 살린다

posted Nov 2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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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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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지방선거가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진보신당 매체 홈페이지 <사랑과 혁명의 정치신문 R>에서 2014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을 집중조명합니다. 우리 동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지방의정에 대한 밑그림, 그리고 이제까지 지역에서 쌓아온 활약상을 소개해주세요. 진보신당 출마예정자들의 기고를 기다립니다.
 
'Red City 2014' 세 번째 이야기, 관악당협 위원장을 맡고 있는 나경채 구의원의 독립영화 공동체상영 이야기입니다.

 
2011년 9월 이소선 어머니께서 우리 곁을 떠나시고 난 후, 그 다음 해에 그녀의 인생 마지막 3년을 다룬 독립영화 ‘어머니’가 개봉했다. 관악구 당원협의회 당원들은 이 영화를 우리 동네 주민들, 지역단체 회원들, 우리 당원들이 함께 모여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공동체 상영을 추진하게 되었다.
 
공동체 상영을 추진하기 위해 배급사 쪽과 연락을 주고받던 중 우리는 관악구에 있는 상영관 하나를 대관해서 관람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그것이 어렵게 영화를 만드는 분들에게나 이 영화를 함께 나누고 싶은 우리에게나 더 좋은 것 아니겠냐는 취지였고 흔쾌히 동의하게 되었다.
 
30.jpg ▲  ‘어머니’ 상영 전 극장 내부 모습
 

보통의 공동체 상영은 영화파일을 매우 저렴하게 빌리고, 지역단체 사무실에서 빔 프로젝터를 이용하여 상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왔다. 이런 방식은 어려운 제작 여건에서 의미 있는 영화를 만든 사람들에게 경제적 보상이 전혀 없을 뿐 아니라, 관람객 수에 공식 집계되지 않기 때문에 상영관을 확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개봉을 준비하고 있거나 막 개봉한 좋은 독립영화를 지역 상영관을 통해 공동체 상영하는 방식은, 준비하는 측의 경제적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영상 상영을 홍보할 때 긴장감을 가지고 안내하는 유인이 되기도 했다.
 
이소선 다큐 <어머니> 첫 대관상영, 사전교육도 함께 진행해
 
우리는 이 영화를 대관방식으로 공동체 상영하기로 하고 이 영화와 가장 가까운 분들께 ‘어머니’를 함께 보자고 제안했는데, 바로 지역자활센터 참여자들과 환경미화원 노동조합원들이었다. 자활센터의 경우 사업비 예산 중 ‘행정관리비’라는 항목이 있고, 이 예산으로 자활 참여자들과 문화 활동을 하기도 하고 소풍을 가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독립영화를 함께 관람한 셈이다.
 
노동조합은 물론 조합비를 활용하여 공동체 상영에 참여했다. 자활센터 한 곳에서는 공동체 상영회가 열리기 직전에 이 영화의 주인공인 ‘이소선’어머니에 대해 사전교육을 해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당협 위원장인 필자가 30분 정도 ‘전태일’과 ‘노동운동’과 ‘이소선’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으며, 정말 보람 있는 일이었다.
 
31.jpg ▲ ▲ ‘어머니’ 상영 전 자활센터 사전 교육

 
미리 신청을 하지 않고 영화를 보러 오셨다가 좌석이 없어서 돌아가신 분이 계실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한 차례 상영회가 끝난 후에도 소문을 듣고 2차 상영회는 언제냐는 문의가 줄을 잇자 우리는 곧바로 2차 상영회를 열었다. 이백사십여 명의 주민, 지역 사회단체 회원들, 노동조합원들, 진보정당 당원들이 함께 한 소중한 시작이었다.
 
<두개의 문> 공동체 상영 요청 쇄도 그리고 <지슬>까지
 
그로부터 몇 달 후, 용산재개발 참사를 다룬 독립영화 ‘두개의 문’이 호평 속에서 개봉하자 여기저기에서 ‘두개의 문’ 공동체 상영은 안하느냐는 문의가 쇄도했다. 당연히 이 영화의 공동체 상영에 뛰어 들었고 당시 여러 가지 문제가 많았던 봉천8동 12-1재개발 지역 세입자 단체 회원들과 전교조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여러 사회단체 회원들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홍보를 하기 시작했다.
 
신림역 롯데시네마에서 가장 큰 상영관과 그 보다 좀 더 작은 상영관을 예약해서 약 사백여 명의 주민들이 함께 이 영화를 관람했다. ‘두개의 문’ 공동체 상영회에는 김일란 감독님이 직접 오셔서 뒷풀이까지 함께 하기도 했고, 12-1재개발지역 세입자 대책위원회 위원장님께서도 회원들과 함께 오셔서 무대 인사를 하셨고, 그 지역 세입자들의 억울한 사연을 지역의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32.jpg ▲ ▲ 두 개의 문 관악 당협 포스터
 
33.jpg ▲ 두 개의 문 상영 모습 (사진: 장여진)

 
올해 4월에는 제주 4.3항쟁을 다룬 영화 ‘지슬’이 개봉했다. 마찬가지로 공동체 상영을 준비했고 두 차례에 걸쳐 250석을 모두 채울 수 있었다. 이미 사전 접수가 다 끝났는데도 전화를 해서 4.3항쟁의 피해자이신 어머니에게 이 영화를 꼭 보여드리고 싶다는 주민이 있을 정도였다.
 
똑바로 그리고 길게 가기 위한 우리의 과제
 
이 과정에서 진보신당 관악당협은 우리의 과제 리스트에 몇 가지를 추가하게 되었다.
 
첫 번째는 단기적으로 멀티플렉스 상영관을 대관하여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독립영화를 지역주민들과 함께 관람하는 대관방식의 공동체 상영 운동을 지속하되 장기적으로 관악구에 ‘독립영화 전용관’을 설립하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전용관을 우리 동네에 유치하는 방식이든, 관악구청이나 서울시청이 문화적 소외지역이라 할 수 있는 이 지역에 전용관을 만들어 달라는 청원이든, 지역주민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하여 협동조합 방식으로 설립하는 방식이든 여러 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최근 경기도는 도정 차원에서 경기도, 민간멀티플렉스, 제작자, 경기영상위원회가 참여하는 4자 상호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당장 독립영화 전용관을 확보하지 못하는 지역은 기존의 멀티플렉스영화관을 활용하여 독립영화의 상영을 안정적으로 지원한다는 취지의 협약이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피에타법(독립영화 전용관 설치 등, 예술영화 육성 지원법)이 발의가 되었지만, 정작 지역사회의 수요가 이처럼 꾸준히 발굴되고 확인되는데도 방치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진보신당은 문화 다양성을 확고하게 지지하고 지원하는 정당이기 때문에 이런 지역차원의 자발적인 흐름을 형성하고 이것을 우리 동네의 문화운동으로 까지 발전시키는 고민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두 번째는 대관방식의 독립영화 공동체 상영을 지속하는 방안의 하나로 참여예산제도를 활용하여 이 사업에 구청이나 시청의 예산지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우리는 회의를 통해서 2,500만원의 예산으로 관악구 내 기존 영화관과의 협약을 통해 매월 2차례 66석 규모의 한 개관을 대관하여 취약계층 주민들에게 30석을 원천 할당하고 나머지 좌석은 선착순으로 신청하는 주민에게 관람기회를 주는 내용의 사업을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헐리웃 영화와 대자본에 기댄 상업영화 일색으로 채워지는 극장이 아니라 저예산영화, 독립영화, 예술영화, 다큐멘터리 등 우리 사회와 우리 삶을 다룬 다양한 시선의 영화를 쉽게 보고 즐길 수 있도록 할 수 있고 우리 지역의 문화다양성의 확대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좌파는 문화적 좌파여야 한다
 
조금 더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세 번째로, 구청이 주관하는 독립영화 시나리오 공모전을 개최하고 선정된 시나리오에 대한 영화제작 지원 사업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선정된 시나리오 한 편당 제작지원비를 1천만 원 정도 지원하면 기존 공모전에 비해 적지 않은 금액이다. 5편의 시나리오를 선정한다면 총 5천만 원의 예산으로 공모전을 치를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영화는 기존 영화관을 대관하여 공동체 상영방식으로 상영하고 관악구 주민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멋진 일이 아닐 수 없다.
 
첫 번째는 보다 장기적인 과제이므로 문제의식을 넓게 공유하고 로드맵에 대한 구상을 세우는 것이 지금 해야 할 일이겠고, 두 번째는 이미 서울시 참여예산으로 사업 제안을 해 둔 상태이다. 마지막의 독립영화 제작지원 사업은 구청에 직접 사업제안을 하고 검토를 요청해 볼 생각이다.
 
나는 좌파는 항상 문화적인 좌파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사회의 운영원리를 근본적으로 바꾸자는 것은 항상 지난한 과정의 먼 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진지를 구축하고 좌파의 문화를 건설하는 것이 동시에 진행되지 않으면 좌파운동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우리의 운동에는 이것이 더욱 강조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똑바로, 그리고 길게 가기 위해서 말이다.
 
 
 
[ 나경채 (관악구의회 진보신당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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