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트윗'생중계' 수험생의 변 - 당원이군요]"수능을 봤습니다. 경찰서에 다녀왔습니다"
이 청소년에게 부끄럽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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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봤습니다. 경찰서에 다녀왔습니다.
gosomihttp://newjinbo.org/xe/2493699
2011.11.11 01:56:48 6822 / 0 10
아이디는 신경쓰지 마시구요, 전 경기도 군포당협 한민성 입니다
경황이 없어서 글이 좀 많이 횡설수설 할겁니다.
맥락도 없을겁니다.
죄송해요.
오늘 수능을 봤습니다.
모든 시험이 끝나고 답안지를 걷어가고, 퇴실 명령만 기다리고 있던 그때, 선생님 한분이 오시더라구요. 그리고 어디론가 불려 갔습니다. 경찰이 있더군요.
경찰 이야기 들어보니 제가 트위터에 썼던 글이 문제가 되었던 거지요. 제가 수능을 보고 있던 바로 그때, 제가 5분 간격으로 자동으로 올라가도록 설정해둔, 바로 그 글이 문제가 되었던거죠. 수능 생중계라는 이름으로 sbs, ytn, 그리고 기타 수많은 인터넷 언론사 수십군데..... 네이버 메인, 다음메인, 네이버다음 검색어 1위 뭐 엄청 많이 퍼졌더라구요. 지금도 네이버 메인에 있네요.
반은 장난으로, 반은 '수능'이라는 이 잔인한 행사를 비꼬기 위해 트위터에 예약기능으로 쓴 그 글이 이렇게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온거지요.
제가 수능시간에 자동 5분 간격으로 올라가도록 한 그 트윗에는
"모든 청소년에 대한 모든 청소년의 투쟁은 끝나갑니다. 패자는 죽을때 까지 따라가는 패배감을 얻고, 승자는 학자금대출과 대기업 취직의 가능성을 얻겠죠."
"수리 주관식 두번째 문제 답 14번"
"안녕 예비 비정규직들아"
"하나의 유령이 수험장을 배회하고 있다, 선생님이라는 유령이"
"네. 공부때문에 대학에 가는건 정말 돈 낭비죠. 정말 공부가 하고싶다면. 꼭 대학에서 돈 안뿌리고도 충분히 배울 수 있어요. 하긴.. 중요한건 "누가 알아주느냐" 이니까..."
"에? 원래 수능은 예비종 안치고 바로 걷나? 헐 OMR에 침 묻었는데 가져가네"
"설마 10월 모의고사 처럼 진보신당 나오는거 아냐? 나 그때 눈물 좀 흘렸음 http://t.co/HmewYuro"
뭐 대충 이런 트윗들을 올렸고 시험 시간표에 맞춰서 과목 관련 트윗들이 올라가도록 해놓았죠. 물론 중간중간에 이 트윗들이 모두 '봇'(예약된 자동트윗) 이라는것도 밝혔습니다.
농담이라고 썼지만 농담같지 않네요.
무튼 수능보고 경찰서에 갔습니다. (남들은 경찰차 타고 수험장에 들어가던데요. 전 경찰차 타고 나왔습니다)
처음엔 좀 신기했어요. 모든 언론사에 제 트윗 내용이 올라가고 모든 포탈 메인, 그리고 tv에 제 이야기가 나오는 이 상황이 웃기기도 하구요.
뭐 경찰서에서 이 트윗을 자동으로 올라가도록 했다는걸 확인하고 '해프닝' 으로 끝내고 혐의없음이라고 끝내긴 했지만요.
경찰서에서 나오자 마자 교과부에서 절 업무방해로 고소한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정말이더군요.
'업무방해' 랍니다.
제 트윗들 때문에 공무원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업무방해가 되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절 고소한다는 거구요.
그리고 다른 기사를 보았습니다.... 매년 올라오는 기사지만...... "수능비관 수험생 자살" ......
교과부의 무한경쟁 교육정책과 일제고사와 수능, 그리고 오락가락 교육정책, 교육행정으로 받은 스트레스와 압박으로 죽음을 생각하고, 죽음을 선택하는 청소년은 대체 누굴 고소해야 할까요.
왜 그 청소년들은 스스로를 죽여야만 할까요...
나약해서요?
....
수능, 그리고 입시는 (말 장난일지도 모르지만) 계급투쟁입니다.
자본주의 착취 구조의 핵심에서서, 남들보다 더 높은 계급을 얻기위해 다른 학생들을 밟고 다른 학생의 불합격을 전제로 한 합격을 얻어내는..
승자는 학자금 대출 빚과 더 높은 대기업 취업 가능성을 쟁취하고
패자는 죽을때까지 (심지어 진보운동판에서도 따라다니는) 패배자의 낙인을 달고 살지도 모르는 그런 계급투쟁입니다.
그들의 계급투쟁은 어찌보면 한국에서 가장 치열한 계급투쟁일지도 모릅니다.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스스로를 더 우수한 노동력으로 만들어 비싼값에 팔기위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착취하는" 이 교육이라는 이름의 지옥에서 가장 뜨거운 연옥불이 불타오르는 날.
바로 수능입니다.
이 계급투쟁의 고리를 끊어내는게 진보, 그리고 진보신당이 우선적으로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진보를 말하는 당신은 혹시 '수능' 이라는 이 피 냄새나는 잔인한 행사에 아름다운 의미를 가져다 붙이며 당신의 자녀를 몰아넣지 않으셨나요?
설마 수능 전후로 들려오는 수험생들의 자살소식을 '늘 있는 어쩔 수 없는일' 이라며 넘겨버린건 아니신가요?
사회당의 논평을 보았습니다. http://www.sp.or.kr/xe/1445945
그리고 진보신당의 논평을 기대했습니다.
(아마 홍세화동지의 '서울대를 폐지하자'던 출마의 변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논평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우연일지는 모르겠지만 청소년 활동가들에게 '대학가서 활동해도 늦지 않다' , '일단 먼저 교과서 공부해라' 라고 말하던 어느 진보신당 당원이 생각 났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의 학벌을 과시하며 그 학벌을 투쟁의 도구로 삼고 그렇지 못한 활동가들을 무시하던 어느 진보신당 당원이 생각났습니다.
......
...
그리고
(전 겁이많아서 못했지만...)
수능,입시거부를 한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당신의 동지들이 있습니다.
물론 여기엔 진보신당 청소년당원 동지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04903.html)
그들을 응원해주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함께 이 학벌사회의 폭력과 싸워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ps. 교과부에서 경찰의 무혐의 처분으로 이 사건은 "일사부재리" 라며 절 고소하기로 한 방침을 철회했다네요. 아니 정말 제 트윗들이 '죄' 라면 절 처벌해야 하는게 아닙니까?
누구 맘대로 고소를 철회하는지....
ps2. 지금도 제 사건이 구글 검색어 1위네요.... 어휴.... (수험생 자살 기사는 없습니다)
ps3. 전 수능 망했습니다. 이제 뭐 해 먹고 살아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