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안희정 2심 선고, 합당한 처벌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 미투운동이 가져올 새로운 사회를 환영하며

 

2월 1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2부는 안희정 전 지사에 대해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피해경험자의 ‘피해자다움’을 이유로 들며 안희정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과 달리 10개 혐의 중 9개 혐의에 유죄를 선고했다.

 

특히 ‘업무상 위력관계’는 맞지만, 피해경험자가 ‘피해자다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는 않았다고 판단한 1심과 달리,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지위나 권세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무형적 위력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대권후보이자 도지사라는 막강한 지위를 성폭력 가해에 이용한 범죄임을 인정한, 너무나도 상식적인 판결이다. 미투운동이 가져온 새로운 상식의 시작으로 이번 판결을 환영한다.

 

‘피해자다움’을 운운하며 피해경험자의 피해사실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죄를 지은 사람에게 합당한 처벌을 내리는 너무나 당연한 일을 마주하기까지 1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최근 미투 운동으로 고발된 가해자들에게 유죄 선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안희정 전 지사의 법정구속이 죄를 지은 사람에게 합당한 처벌을 내리는 당연한 일의 또다른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가해자들은 판결에 대해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권력을 사용해 아무렇지 않게 약한 자를 함부로 대해왔던 것이 왜 문제인지를 여전히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야 하는 사실이 암담하다. 그래서 더욱 이번 판결을 환영한다. 우리는 엄중하거나 대단한 판결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합리적인 처벌과 모든 이들이 성폭력으로부터 위협받지 않은 사회를 바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어렵고 지난하지만 너무나도 정당한 싸움을 이어온 피해경험자와, 피해경험자들의 편에서 끈질기게 연대해온 이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표한다. 노동당은 성폭력 피해경험자들과 함께 정의를 바로 세우고, 죄를 지은 사람에게 합당한 처벌이 내려지고 피해경험자들이 공동체 안에서 치유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다.

 

2019.02.01

노동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