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두 달간의 비싼 쇼를 끝냈으니 이제 차분히 되돌아보자
- 한미 연합훈련 종료에 부쳐
어제(30일) 두 달 동안 진행된 한미 양국 군의 연례적인 대규모 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이 끝났다. 한미연합훈련 기간 고조되었던 ‘한반도 4월 위기설’은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면 해빙 분위기가 조성되곤 하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긴장감이 여전하다. 미 텔러슨 국무장관의 입에서 북한과 직접 협상할 의사가 있다는 말이 나왔지만, 북한의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대형 도발 가능성이 여전하고, 한반도에 재진입한 미 항공모함 칼빈슨호와 함께 하는 연합 항모강습단 훈련이 29일부터 시작되었다.
키리졸브 훈련과 함께 이루어진 독수리훈련은 역대 최대 규모였던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진행됐다. 그리고 두 달간의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북에서는 북침 핵전쟁 연습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반발하면서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음을 예고했다. 신형 ICBM을 선보이는가 하면, 수차례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였다.
미국은 칼빈슨호를 재진입시키는 등 전략자산을 대거 동원하고,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 3’를 시험 발사했다. 그리고 한미는 지난 26일 경북 성주에 기습적으로 사드를 배치했다.
해외에서는 미중 정상회담이 있었고, 회담 도중 미국은 시리아를 공습했다. 유엔 안보리에서는 대북 규탄성명이 채택되었다.
며칠 전 미국은 ‘최고의 압박과 개입’ 이란 이름의 트럼프 정부 대북정책을 결정했다. 군사적 선택은 일단 배제한 방식인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의 대북정책인 ‘전략적 인내’를 비난하면서 오바마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결국 강력한 엄포를 동반한 또 다른 중국 역할론에 불과하다. 미국은 대북 대화에 나서는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하지 않고, 중국에만 짐을 떠넘기고 있다. 중국이 우방인 북한을 과연 진정으로 압박할지도 의문이지만 그럴 영향력도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오바마 8년의 시행착오를 반복할까 우려된다.
두 달간 그래도 이성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중국이다.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쌍궤병행(雙軌竝行·비핵화 프로세스와 한반도 평화협정 협상 동시 진행)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두 달간의 엄포와 위협의 시간이 지나갔다. 저잣거리에서 건달들이 웃통을 벗어부치고 허세 부리는 듯한 모습들이 이제 마무리된 것이다. 꽤나 비싼 쇼였고, 한반도의 민중들은 전쟁의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제 쇼를 마무리했으니 차분히 평가해야 할 때다. 매년 벌이는 힘겨루기 쇼로 무엇이 해결되었나? 주고받는 언사들은 더욱 험해졌고, 동원되는 무기는 더욱 파괴력이 커지고 있으며, 실마리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강대 강의 대결을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지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2017.5.1.월, 평등 생태 평화를 지향하는 노동당 대변인 이건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