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피고인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
어떤 일은 차라리 안 하는 것이 나은 게 있다. 어제(1/17) 이명박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꼭 그랬다. 빈손 기자회견, 허탕 입장발표였다. 생뚱맞게 평창 올림픽을 언급할 때는 비굴함까지 묻어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신과 측근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정치 공작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니 “나에게 물어라”라고 주장했다.
주제넘은 말이다. 게다가 국민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과 측근들의 부패와 비리에 관해 묻고 있었다. 단지 답이 없었을 뿐이다. 답할 것을 답하지 않고 근거 없는 주장을 하는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못된 버릇이다.
물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초조함은 이해한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 구속되고, 김희중, 류우익, 김주성 씨 등이 등을 돌렸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자 다급해진 마음을 이해 못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4대강 비리, 자원외교 비리, 방산비리, 다스 의혹, 국정원 특수활동비 유용, 한-UAE 비밀 군사협정 등은 겨우 A4 용지 한 장 3분짜리 입장문으로 덮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아직도 착각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에게 ‘대통령의 시간’은 끝난 지 이미 오래다. 피고인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라도 국민 앞에 솔직히 털어놓고, 죄를 청하는 것이 그나마 감옥에서 보낼 시간을 줄이는 지름길이다.
(2018.1.18. 목, 평등 생태 평화를 지향하는 노동당 대변인 신석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