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위원회 논평]
EBS가 해야 할 것은 차별에 합류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의 평등에 ‘환대할 용기’다!
지난 12월, EBS <까칠남녀>에서는 ‘모르는 형님’이라는 제목으로 성소수자 특집 방송을 방영했다. ‘어디에나’ 있지만, 혐오와 차별 속에서 지워지고 침묵할 것을 강요받는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 함께 보고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기획된 방송이었다.
이 방송이 방영된 후 동성애 반대단체 등 성소수자 혐오세력들에 의해 EBS 로비는 점거되고, 규탄 성명서를 비롯한 거친 항의를 받았다. 그리고 그 후, 고정 출연자였던 은하선 작가는 일방적인 하차 통보를 받았다.
지난 수 개월간 고정 패널로 방송을 함께 진행하고 만들어온 은하선 작가에게 구체적 설명도 없이 출연에 부적절한 결격사유가 있다며 하차 통보를 한 EBS의 <까칠남녀>는 2월 19일을 끝으로 종영을 밝혔다. 당시 녹화 2회 분을 남긴 시점에서, 녹화 4일 전에 은하선 작가에게 일방적 하차 통보를 한 것이다.
방송이 된 처음부터 <까칠남녀>는 혐오와 차별을 당연시 하는 이들로부터 많은 공격과 비난을 받아왔다. 그런 속에서도 지속되어왔던 방송이었다. 지난 ‘성소수자’ 특집 방송 이후 집중 공격을 받은 EBS는 결국 ‘성소수자’ 은하선 작가를 하차시키는 선택을 했다. 출연자를 보호하고, 혐오와 차별에 맞서야 할 공영방송인 EBS가 함께 차별에 합류하고 성소수자의 존재를 지우기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사회를 살아가며 누구나 다양한 존재에 대해 알 권리가 있고, 평등에 대해 말할 권리가 있고,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EBS가 해야 할 것은 지금처럼 성소수자를 지우고 차별에 합류하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혐오에 맞서 존재의 평등에 ‘환대할 용기’를 내는 것이다.
EBS는 은하선 작가 일방적 하차 통보에 대해 즉각 사과하라. 하차 통보를 사과하고 철회하라. EBS에는 뿡뿡이만 있을 것이 아니라 인권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공영방송인 EBS가 지켜야할 것이다. 우리는 더 많은, 더 다양한 삶을 보고 싶다.
공영방송 EBS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우리는 준비가 되어 있다. EBS는 혐오에 굴하지 말고 함께 평등을 말하자!
2018년 1월 18일
노동당 여성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