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체포전담조’가 아니라 ‘등록금전담조’가 필요하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민생정책 간파하면 무조건 잡아들인다고?
경찰이 오늘 열리는 ‘등록금 해결촉구 범국민대회’에서 300명 규모의 체포전담조를 운영키로 했단다. 허가받은 합법집회를 앞두고 공권력을 투입하겠다는 엄포부터 놓은 것이다.
‘백골단 부활’ 논란을 불러일으킨 체포전담조가 등록금 시위하는 학생들을 잡아들이기 위해 투입돼야 하는 이유를 국민은 전혀 알지 못한다.
치솟는 물가에 대한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자장면 값을 관리하는 이명박 정권이 물가인상률을 상회하는 등록금에 대해선 아무런 말이 없으니 학생들의 입장에선 시위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당선 전엔 ‘반값 등록금’까지 말씀하신 대통령인데 말이다.
그러고 보니, 중국집의 가격 인상은 억압하고 대학당국의 폭리에는 아무 말 못하는 게 이명박 정권이다. 재벌 대기업엔 수십조원 감세 선물을 퍼주면서 물가상승에 시달리는 서민들에겐 50개 품목 생필품 관리를 대책이라고 내놓는 게 이명박 정권이다. 가진 자들의 호주머니는 채워주면서 서민들은 서로를 뜯어 먹으며 살라는 게 이명박 정권이다.
이렇듯 ‘눈 가리고 아웅’하는 민생정책을 간파하고 그에 맞서 시위하면 우선 잡아가두고 보겠다니 국민 수준을 정권 수준으로 낮춰보는 한심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
민생불만을 억압하게 되면 정치적 불만으로 변하는 건 한 순간이다. 등록금 시위 탄압은 더 큰 정치적 시위를 불러올 뿐이다. 지금 운영돼야 하는 건 ‘체포전담조’가 아니라 ‘등록금전담조’란 사실을 이명박 정권은 똑똑히 알아야 한다.
2008년 3월 28일
진보신당 부대변인 이 지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