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경제5단체는 삼성의 나팔수?
국민경제와 중소기업을 인질로 잡지 말기를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 중앙회, 한국 경영자 총협회 등 경제5단체가 삼성 특검의 수사기간 재연장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유는 ‘특검의 장기간 지속이 국민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의 경영 전반에 심각한 차질을 빚기’ 때문이라고 한다.
경제 5단체의 주장은 국민경제와 중소기업을 인질로 잡은 인질범의 주장과 다를 바 없다. 인질의 목에 칼을 들이대며 ‘특검을 빨리 끝내지 않을래?’라고 하면 인질은 ‘특검을 빨리 끝내달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 하는 인질의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삼성은 국민기업이라고 할 정도의 규모를 자랑한다. 그 삼성의 특검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없을 수는 없다. 또, 진보신당은 삼성 협력업체인 중소기업의 고충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불법 비자금, 세금포탈, 증거인멸 등 온갖 비리를 덮고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다. 그 불법 비자금은 탈세한 세금과 불공정 하도급 거래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국민과 중소기업의 고혈을 짜서 만든 돈이다. 지금 당장 아프다고 해서 이런 환부를 수술하지 못한다면 한국 경제는 계속 그 병통을 안고 살아야 한단 말인가.
특검 때문에 삼성이 기업으로서 제 역할을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황제경영’에서 현대적이고 전문적인 경영으로 거듭나야 할 이유가 되는 셈이다. 경제 5단체는 중소기업과 국민경제를 인질 삼아 궁지에서 벗어나려는 삼성의 나팔수 노릇을 중단하라.
2008년 4월 1일
진보신당 대변인 송 경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