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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누가 뭐라든 어제처럼 오늘도, 내일도
우리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다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많다. 1997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이 지정된 이후 기념식에서 전체 참가자가 함께 제창으로 불렀는데 2008년 이명박 정부 때부터 공연자들만 무대에서 합창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지난 13일 여야 3당의 원내대표와 박근혜 대통령이 함께한 회동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국가 기념곡으로 지정하자는 요구가 있었고 이에 대해 기념곡 지정까지는 안 되어도 다시 제창으로 바꿀 수는 있다는 논의가 있었다. 그런데 보훈처가 국론분열을 핑계로 이마저 거부하였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군에게 사살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와 1979년 노동현장에서 “들불야학”을 운영하다 사망한 박기순 열사의 영혼 결혼을 주제로 만든 노래극 "넋풀이 -빛의 결혼식”의 마지막 노래이다. 1982년 2월에 광주 망월동 묘지에서 영혼결혼식이 진행될 때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노래를 부르는 것도, 전하는 것도 모두 금지되었던 탓에 필사와 구전으로만 전해질 수 있었고 몇몇 가사가 달라지기도 했다. 백기완 장편시 “묏비나리-젊은 남녘의 춤꾼에게 띄우는”의 내용에서 가사를 따온 이 노래는 1980년 5월 광주의 항쟁을 기억하며 그 길을 따라가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80년대부터 이 노래는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사람들이 “국민의례” 대신 “민중의례”를 진행할 때 부르는 노래가 되었고 지금까지 불리고 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어떤 노래보다 소중한 노래다. 1980년 광주에 살던 사람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이 소중하다. 그리고 그 열망을 짓밟는 군부와 정권의 폭력에 목숨을 걸고 맞서는 결의가 무엇보다 소중하다. 모든 행사 때마다 이 노래를 함께 제창하는 것은 80년 광주를 기억하며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도 그때의 그 사람들처럼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하기 위함이다. 그러니 정치권에서 기념곡으로 지정하든 기념식에서 합창하든 별 관심은 없다. 어제처럼 오늘도, 내일도 우리는 이 노래로 다짐하고 다시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5·18 민중항쟁”이라는 이름을 아직 달력에 새겨넣지 못한 것처럼 “임을 위한 행진곡”이 여전히 논란의 소재가 되는 것은 우리가 앞으로 쟁취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음을 보여준다.

36주년을 맞은  "5·18 민중항쟁”에 멈추지 않고, 타협하지 않는 투쟁을 결의하며 “묏비나리-젊은 남녘의 춤꾼에게 띄우는”의 마지막 구절을 적는다.

"이 썩어 문드러진 놈의 세상
하늘과 땅을 맷돌처럼 벅,벅,
네 허리 네 팔뚝으로 역사를 돌리다
마지막 심지까지 꼬꾸라진다 해도
언땅의 어영차 지고 일어서는
대지의 새싹 나네처럼

젊은 춤꾼이여
딱 한발띠기에 일생을 걸어라"

2016년 5월 16일
노동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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