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공약 브리핑 – 진보신당의 건강정책 : 무상의료를 넘어 건강권 보장>

진보신당은 보건의료제도 개혁 즉, 무상의료정책만으로는 우리 사회 구성원이 겪고 있는 건강불평등을 해소할 수 없으며, 건강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의료개혁을 넘어서는 새로운 건강정책을 합의하고 실천해 나가야 함을 분명히 인식하고, 이를 위한 첫 번째 정책제안을 발표한다.

사회 구성원이 누리는 건강 수준이 단지 보건의료 서비스의 질이나 접근성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오래 전부터 밝혀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진보신당의 무상의료정책 역시 사회 구성원들의 건강이 아닌 의료서비스 그 중에서도 ‘치료’ 부문에 집중해 있었다. 이는 건강을 보건의료와 같은 것으로 바라보고, 다른 요소들은 개인적인 차원의 부차적인 것으로 취급했던 협소한 시각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이, 덜 배운 사람이, 비정규직이, 소외된 지역에 사는 사람이 더 많이 아프고 더 많이 죽고 있는 현실은 단지 보건의료의 문제 때문에 나타나는 일이 아니다. 또한 지속적인 무력충돌의 위기, 높아지는 원자력 발전의 위험, 재해로 되돌아오는 환경 파괴 등 건강을 위협하는 “잠재적 위험”들은 우리가 사는 삶 곳곳에 퍼져 있다. 이런 측면에서 진보신당의 가장 중요한 건강정책은“연대와 분배”가 중심인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탈핵과 평화의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사회 구성원의 건강권 보장’이라는 인권적인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또한 보건의료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사회 구성원들이 겪고 있는 건강위험의 일상화를 해결하기 위해 진보신당은 무상의료로 상징되는 보건의료개혁정책을 넘어서는 “건강권을 보장하는 건강정책”을 제안한다. 이는 건강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빈곤, 불평등한 교육기회, 고용 불안정, 실업, 열악한 주거환경, 불건강한 행동, 의료이용의 불평등과 같은 정치․경제․사회적 불평등을 동시다발적으로 또한 지속적으로 해소하자는 제안이다.

진보신당의 건강정책은 사람들이 출생하고, 성장하며, 생활하고, 일하며, 나이를 먹어 가는 사회적 상황 이 모든 것들에 대응하는 것이다. 이 이외에도 초년(初年)의 경험들, 교육, 경제적 상태, 고용과 알맞은 일, 주택과 환경, 아픔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효과적 체계 등을 포함한다.

사회 구성원 모두의 건강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편적이고 종합적이며 형평성 있는 효과적이고 모두가 접근 가능한 질 높은 건강 보장 체계가 필요하다. 이러한 체계는 보건의료분야 이외의 다른 부문들과 분리할 수 없다. 그 모든 것들의 성과가 건강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모든 정책에서 건강을(Health in All Policies)”은 건강에 대한 다른 부문들의 책임성과 동시에 건강의 형평을 증진하며, 보다 총체적이고도 생산적인 사회들을 강화하는 바람직한 접근방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사회 구성원들의 건강권 보장’을 목표로 하는 진보신당의 건강정책은 건강수준의 하향평준화가 아니라 상향평준화를 지향한다. 이를 위해 건강할 기회를 구조적으로 박탈당하고 있는 노동자, 농민, 서민들의 건강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을 가장 우선적인 과제로 삼고 있다. 물론, 이러한 정책의 우선순위가 다른 계층의 사회 구성원들을 정책적 무관심의 대상자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한 자원을 배분하는 단순 평등 방식이 아니라, 정치․경제․사회 구조의 영향으로 이미 건강이 나빠진 계층에 대해서는 많은 자원이 투입하는 적극적 분배 정의를 실천하는 것이다.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차별 해소, 소수민족 사람들의 건강문제 해결, 미래세대의 건강격차 해소, 새롭게 등장하는 위험에 대한 대처는 일반적인 대응을 넘어서는 조처가 필요한 영역이다. 환경성 질환, 광우병·GMO와 같은 새로운 건강위험, 반도체 노동자의 백혈병 발생 등에 대한 질 높은 대응체계를 만드는 것은 저개발 시대의 전통적 건강위험에 대처하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차원의 고려를 필요로 한다.

산업의 고도화와 경제성장이 우리 삶의 목표가 될 수 없고 그것이 삶의 질이나 행복의 확대와는 상관이 없다는 점에서 또한 예측할 수 없는 사후의 대응비용을 막연히 방치하기보다는 이를 예측 가능한 예방비용으로 대처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건강위험에 대한 사전적 대응(높은 수준의 위험회피)을 강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며, 이는 진보신당이 제출하는 건강권 보장 정책의 핵심적 내용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진보신당의 ‘건강권 보장 정책’은 다음과 같은 기본 원칙을 제시한다. 첫째, 우리 사회에 구성원이라면 누구라도 우리 사회가 실현 가능한 최고의 건강 수준을 평등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이주노동자, 유학생, 난민 등 국민의 범주에 들어있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의 일원이라면 누구나 동등한 권리를 가져야 하며, 이는 건강에서도 예외가 아님이 분명하다. 둘째, 건강권을 보장하는 것은 정부의 재량이 아니라 의무이다. 이는 ‘건강권 보장 정책’이 정부가 재정적 상황에 따라 시행이나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일반적인 행정이 아니며, 사회 구성원의 건강을 정부 운영의 가장 우선적 가치로 삼아야 함을 또한 후퇴 없는 진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해야 함을 의미한다. 셋째, ‘건강권 보장 정책’의 추진은 모든 사회 구성원이 자유로이 참여할 수 있는 투명하고 민주적인 합의․집행 체계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건강 불평등을 만들어 내는 주요 요인들과 이에 대응하는 진보신당의 정책은 아래 그림에 간략하게 표현되어 있다. 진보신당이 이미 제출한 바 있는 무상의료 공약 이외에 정치, 경제, 사회 각 부문의 주요 결정 요인들과 이에 대한 진보신당의 대응 방안이다. 건강이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듯이 이를 보장하기 위한 대응도 간단하고 단기적인 방안일 수 없다. 진보신당은 건강권 보장 정책이 끊임없이 평가하고 새롭게 만들어져야 할 것임을 분명히 한다.

[진보신당 건강권 보장 정책의 얼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