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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와 <레디앙>에 실립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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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만 바꾼 기숙형 공립고, 여전히 지역내 교육격차 우려돼

82개 학교 중 62개는 기존 사업의 수혜 학교, 누군 50억 주고 누군 안 주면.....

 

송경원(진보신당/ 교육), 080827

 

지난 26일 교육과학기술부는 기숙형 공립고 82개교를 선정 발표하였다. 이들 학교는 하반기의 설계 및 공사를 거쳐,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한 학교당 38억원이 지원된다. 자율학교 지정 등 행정적인 지원도 병행된다.

교과부가 밝힌 기숙형 공립고의 취지는 “지역사회의 부족한 교육기반을 강화하고 ‘돌아오는 농촌학교’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도농간의 교육격차가 심각하니, 농산어촌의 학교를 키우겠다는 의미다. 그러면 학부모의 실질적인 자녀교육 부담의 경감 및 사교육비 경감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기존 사업에서 옷만 갈아입은 기숙형 공립고

그런데 이런 방식과 취지는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2004년부터 실시하고 있던 ‘농산어촌 우수고 육성 사업’(처음엔 ‘1군 1우수고 육성 사업’로 불렸다)과 유사하다. 농산어촌 우수고 사업에 대해 교과부는 지난 2007년 4월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지역특성에 맞는 학교모델을 발전시킴으로써, 고교 단계에서 우수인재의 도시유출을 방지하고 과도한 교육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숙형 공립고 사업과 판박이다.

선정된 학교 역시 비슷하다. 82개 기숙형 공립고 중 기존 사업의 수혜 고교는 62개교로, 75.6%에 달한다. 강원, 충북 등의 지역은 그 고등학교가 모두 다시 선정되었다. 아, 제주는 기존 2개교가 모두 탈락했다.

 

<표> 82개 기숙형 공립고 중 기존 농산어촌 우수고 사업 학교의 비율

 

기숙형 공립고(A)

기존 사업 고교수(B)

비율(B/A)

부산

1

대구

1

1

100%

인천

2

1

50%

울산

1

경기

4

1

25%

강원

11

11

100%

충북

7

7

100%

충남

8

6

75%

전북

8

6

75%

전남

16

12

75%

경북

13

8

62%

경남

10

9

90%

82개교

62개교

75.6%

 

기존 사업의 수혜 고교 입장에서는 총 86개 학교 중 62개가 기숙형 공립고로 옷을 갈아입었다. 24개 학교가 제외되었는데, 그 중 17개교는 기숙형 공립고 사업에 해당되지 않는 사립학교였다. 즉, 기존 사업의 대상 고등학교 중 공립은 그대로 혜택을 입었다. 사립은 빠졌지만, 그 자리에는 같은 지역내 다른 공립으로 대체되었다.

따라서 기숙형 공립고는 기존 농산어촌 우수고 육성 사업을 이름만 바꿔 시행하는 형태다. 물론 교과부는 “기숙형 공립고는 내년부터 도농복합중소도시까지 확대된다는 점에서 기존 사업과 다르다”고 애써 차이점을 밝히고 있으나, 확대는 기존 사업에서도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별반 다르지 않다.

 

한 학교가 50억원 지원받을 때, 나머지 학교들이 전무하면......

이런 이유로 기숙형 공립고는 기존 사업의 문제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기존 사업이나 기숙형 공립고나 모두 지역내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이렇게 한 지역의 한 고교만 집중 육성하면, 그 고등학교와 도시고교의 격차는 줄어들 수 있겠지만, 해당 지역내 다른 고교와의 격차는 벌어질 수 밖에 없다.

기존 농산어촌 우수고 육성 사업에서는 농특세와 지방비 등으로 조성된 1,342억원을 86개 고교에 지원하였다. 한 고등학교당 16억원 정도다. 그리고 기숙형 공립고 사업에서는 3,173억원이 82개 고교에 지원될 예정이다. 평균 38억원이다.

이번에 처음 선정된 20개 고교는 38억원을 받고, 전에도 지원받았던 62개 고등학교는 54억원을 받는 셈이다. 물론 그 지역내 다른 고교는 지원받는 게 별로 없다. 지역내 차별과 편애가 아닐 수 없다.

차별과 편애는 위기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 현재 농산어촌 고교가 587개교인데, 이 중 82개교만 집중 육성된다. 그러면 남은 505개 고교는 도시학교에도 뒤지고, 같은 농산어촌학교에도 밀리는 위치에 놓이게 된다. 심각한 위기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반면, 혜택받을 학교는 중복투자나 과잉투자의 행복감까지 누릴 수 있다. 기존 사업의 재정지원을 받아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년간 ‘기숙사 신증축 및 리모델링’을 한 경우가 24건, ‘교사 및 교실 신증축 및 리모델링’은 33건, ‘어학실과 과학실 등 특별실 신증축 및 리모델링’이 57건이었다. 그런데 또 돈을 받는다. 그것도 예전의 2배가 넘는 돈이다.

 

학교교육의 목적은 차별을 조장하는데 있지 않다

이명박 정부의 ‘고교다양화 300’ 중에서 두 가지가 거의 완료 단계다. 마이스터고는 한창 고르고 있고, 기숙형 공립고는 선정이 끝났다. 자사고 100개는 법령 개정을 요하는 관계로, 국회를 거쳐야 한다.

특징은 ‘선택과 집중’이다. 그럴싸하게 들리나, 차별과 편애다. 선택받은 학교는 축배를 들겠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는 독배를 마셔야 한다. 학교교육의 목적이 차별을 조장하는데 있지 않건만, 이명박 정부는 학교교육의 목적을 재해석하고 있다.

농산어촌 교육은 열악하다. 여기에 대해 어느 누구도 반론을 제기하지 않는다.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도 대부분 공감한다. 하지만 그 대책이 몇몇 학교만 찍어서 집중육성하는 형태라면, 도농간의 격차 해소를 위해 지역내 격차만 조장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중요한 건 “이 아이나 저 아이나 모두 소중하다”는 교육의 기본이다.

  • ?
    질문맨 4.00.00 00:00
    1. 재정과 관련해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밖에 없다 라고 강변하는 이유는 아마도 정부는 교육예산을 증액하기가 불가능하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 합니다. 결국 현재의 교육 재정의 틀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면 이라는 가정에서 정책연구가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교육 재정이 현재 얼마가 되고, 여기서 농어촌지역에 재정이 얼마나 투입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 특화된 학교에 지원되는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2.농어촌 지역 교육정책과 지역살리기와의 연계성에 관해서 그리고 일단 농어촌 지역에서 타지상급학교로 진학하려고 하는 희망자들이 많은지, 보수당들에서 이야기하는 것 처럼 진학율이 좋은 학교가 있으면 지역이탈현상이 줄어들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실증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3. 마이스터교 마이스터교는 농업학교 공업학교를 좀 더 특화시키는 제도인 것으로 느껴지는데 제가 잘 몰라서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현재 농촌인구이탈속도를 볼때, 농업은 사실상 괴멸수준에 와 있어서 특단의 조처가 취해지지 않으면 어럽다는 것은 너무나도 명백합니다. 그런데, 마이스터 교에서 뭘 특화해서 가르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마이스터교는 마이스터가 필요한 산업구조를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어서 단순히 학교를 지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입니다. 선진적인 농촌경제시스템이 어떻게 구성되는지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해서 여기에 필요한 지식들을 가르치고 이미 시스템화 되어 있는 지식들이 전파될 수 있도록 강사진을 구성하고 하는 노력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몇 가지 질문만 드리고 갑니다..
  • ?
    송경원 4.00.00 00:00
    질문에 답해드립니다. 1. 교육재정은 GDP의 4.3-4.4% 대입니다. 35조원이 넘는 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농산어촌에 투입되는 재정과 관련하여서는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반적인 교육재정에서 학교로 배분되는 돈은 균형잡혀있습니다. 따라서 학교간 차이는 적습니다. 물론 지자체가 별도로 지원하는 돈에서 격차가 벌어지고, 학교에서 예산을 편성 운용하면서 격차가 있기는 하나, 도시든 농산어촌이든 처음 배분되는 돈은 형평하고, 지속적인 노력으로 형평성을 제고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농산어촌에는 농특세 등에서 별도의 돈이 추가 투입됩니다. 본문에도 있다시피 그 돈은 1300억원 수준이었습니다. 2. 농산어촌에서 타지 상급학교로 진학하려는 학생은 많습니다. 중학교든 고등학교든 대학이든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교육 때문에 농산어촌을 떠나는 것과 농산어촌의 환경 때문에 그 지역 학교를 떠나고자 하는 것 사이에는 후자가 먼저입니다. 학교 축소나 폐교는 농산어촌 공동화의 최종 단계입니다. 따라서 진학율이 좋은 학교가 있으면 지역이탈현상이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진학율이 좋은 학교와 관련하여서는, 특목고나 몇몇 고교 집중 육성 등의 형태만 있는게 아닙니다. 대학입시 과정에서 '농산어촌 학생 배려'의 과정(정원외 특별전형이든, 정원내 특별전형이든)이 있으면 충분하고, 실제 사례도 있답니다. 그리고 '농산어촌 학생 배려'는 낙후 지역의 학생에 대한 기회균등 차원에서 정당한 방식입니다. 3. 마이스터고와 관련한 지적은 정확하십니다. 교육부의 연구팀 또한 마이스터고의 성공 요건 중 가장 중요한 요소가 취업이라고 했습니다. 산업구조나 노동시장의 상황을 먼저 개선하거나 아니면 동시 실시가 필요하다는 뜻이지요. 하지만 현 정부의 마이스터고 정책은 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빠진 채 실시되고 있답니다. 그래서 예전의 특성화 고교 정책과 비슷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편, 산업구조나 노동시장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면, 전문계 고교 정책에서 굳이 마이스터고와 같은 정책을 펼 이유가 적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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