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용균 님의 사망 사고에 대해 노동당 당원 박노자 교수가 오슬로에서 보내온 영상 메시지입니다. “국내 동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노동당 당원 박노자라고 합니다. 저는 지금 비명에 돌아가신 김용균, 고 김용균 노동자의 사망사 사건에 대해서 말씀을 올리고자 합니다. 이 사건은 결코 위험하거나 단편적인 일이 아니고 대한민국의 자본주의적 모델의 본질을 웅변적으로 보여주는 사고라고 하겠습니다. 사실은 산업화된 국가 중에서는 한국만큼 많은 노동자들이 매일, 매월, 매년 죽어나가는 나라는 없습니다. 산재 사망의 비율로 따져보면, 10만 명 당 1년에 산재 사망한 노동자들의 비율로 보면 한국은 예컨대 영국보다는 18배 더 많이 죽어나간다고 하겠습니다. 이거는 절대 우연이 아닌 거죠. 1년에 1700명 정도의 노동자들이 산재 사고로 죽어나가는 것인데, 사실은 대부분의 경우에는 얼마든지 예방했을 수도 있는 이런 죽음들입니다. 그러니까 하루마다 한 4명~5명의 김용균이 죽는 것인데, 얼마든지 막았을 수도 있는 거죠. 한데 그것을 막자면 안전 장비, 안전 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했어야 했을 것이고 두 사람이 맡아야 할 업무를 한 사람한테 주지 말아야 했을 것이고. 문제는 기업들이 이윤 극대화를 위해서 두 사람이 맡아야 할 업무를 한 사람 비정규직한테 전적으로 맡기고, 거기에다가 안전 따위는 말 그대로 안중에 없는 것입니다. 인명, 노동자의 목숨에 대한 경시는 말 그대로 상상을 초월하는 지경까지 가는 것이죠. 고 김용균 노동자를 죽인 벨트는 지금도 그대로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닙니까? 말 그대로 다음 비극은 시간의 문제인 거죠. 이거야 말로 한국 자본주의의 모델, 이윤 창출의 모델이라고 하겠습니다. 비정규직들의 임금을 깎고 그 비정규직들이 받지 못한 임금과 혜택들을 이윤으로 만들고, 그리고는 안전준비, 안전교육에 들어갔을 돈을 이윤으로 돌리고, 말 그대로 사람을 죽여 가면서 이윤을 만드는 게 한국 자본주의가 지금도 쓰고 있는 모델입니다. 개발주의 독재 시대와 지금과는 이 부분이 그렇게까지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개발주의 독재 시대에도 어디까지나 저임금 착취 모델이었고, 지금도 본질적으로는 바로 저임금 비정규직 착취에 의거하여 이윤을 만드는 모델이고, 이 모델을 수반하는 것이 바로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진입니다. 그러니까 단순히 산업안전법 하나 통과시킨다고 해서 이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해결이 불가능합니다. 한국 자본주의 모델 자체를 교체해야 되는 것이고, 그렇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비정규직 사용 제한이 필요한 것이고, 공공 부문뿐만 아니고 민간 부문에 있어서도 정규직이 맡아야 할 지속적인 업무에 비정규직 고용하면 안 되는 것이죠. 그 비정규직들이 정규직화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또 하나의 김용균의 죽음을 예방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음부터 그런 죽음들을 예방하자면 미봉책에 그쳐서는 안 되고 본격적인 해결을 추구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