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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논평]

‘사회연대' 원칙에 맞는 연금 개혁으로


연금 개혁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재정부담을 근거로 대폭 개편하려는 공무원 연금체계는 쟁점의 핵심이 되고 있다. 노동당은 과거 민주노동당-진보신당으로 이어져 온 연금의 사회연대적 가치를 중심으로 연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함을 밝힌다.

현재 새누리당이 한국연금학회와 함께 마련하고 있는 연금 개혁안은 그야말로 ‘개악안'이다. 연금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방치하는 몰염치한 것이다. 이미 2009년에 실시된 공무원연금의 변화로 인해 공무원 사회의 보이지 않는 반목과 경계가 만들어졌다. 이것도 모자라 연금체계를 누더기로 만들면서 신규공무원과 재직공무원 간 기여금(11% 차이), 연금급여율(7.5% 차이) 등에 차별을 둔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

정부나 새누리당은 ‘적게 내고 많이 받는’ 현행 공무원 연금의 구조가 과도한 정부부담을 주고 있는 것은 물론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이 운영된 기간 자체가 다르다. 국민연금은 1999년에 도시지역 주민들이 가입대상으로 포함되면서 보편적 사회보장제도로 운영되었지만 공무원연금체계는 박정희 쿠데타 직후인 1962년에 일반법으로서 마련되었다(법제정은 1960년). 그리고 공무원 연금에 대한 수혜액을 뺏는 방식의 변화가 도입된 것은 공무원연금이 처음으로 적자를 본 1993년의 일이다.

노동당은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운운은 공무원연금 개악의 명분찾기에 불과하다고 판단한다. 이런 논리라면 똑같은 논리로 국민연금 역시 개악의 대상이 될 수 있다(이미 국민연금은 2028년까지 소득대체율이 40%로 낮춰지도록 된 상태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연금제도의 개선은 ‘하향평준화’에 맞춰져서는 안 된다.

연금제도의 개선은 ‘위로의 균형'이 기본적 원칙이 되어야 한다. 또한 큰 틀에서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은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금 개혁은 기존 연금의 사회보장성을 얼마나 확대할 수 있으며, 노동을 통한 기여와 함께 ‘노동에서 벗어난 시기’(노후)에도 얼마나 인간적인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지에 맞춰져야 한다. 공무원연금과 관련해 현재의 공무원 노동 구조는 과거처럼 ‘희생과 사명'을 바탕으로 하는 특수직이라기보다는 다양한 직종 중 하나로 정착된 지 오래다.

노동당은 최근 연금 논란에 대해 다음의 네 가지 부분에 초점을 맞춰 연대성과 평등성에 기반한 방안을 제시한다.

첫째, 현재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연금개악 시도는 중단해야 한다. 단순히 부담액과 수령액을 조정하는 방식의 개선은 효과도 일시적일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연금 갈등을 야기할 뿐이다. 정부는 우선 지난 1993년부터 현재까지 임시방편적인 개선대책이 공무원 사회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부터 평가해야 한다.
 
둘째, 연금은 단순히 ‘내는 대로 받는' 적금이 아니다. 노동을 통해 기여한 부분에 국가가 정부재정을 바탕으로 돈을 보태는 사회보장적 성격을 가진다. 1999년 헌법재판소의 판례는 “사회보험료의 원리 중 하나인 ‘사회연대의 원칙'이 사회보험체계 내에서의 소득 재분배를 정당화하고, 강제가입의무와 함께 재정구조가 취약한 보험자와 건전한 보험자 간의 재정조정을 가능케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오히려 내는 만큼 받는다는 구호는 <삼성생명>과 같은 민간보험의 슬로건에 부합되며, 이를 기초로 연금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민간보험사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셋째, 최근 기초연금 삭감으로 인해 국민들의 ‘노동 후 생활'은 극히 위태로워졌다. 말 그대로 ’전 생애 노동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2012년 기준으로 60세 이상 노인들의 빈곤률은 48.5%에 달해 OECD 내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것은 물론 70대 이상 노인 자살률이 73.1%에 달하는 지경이다. 연금은 한 국민이 평생에 걸쳐 노동을 해온 삶에 대한 자본의 책임이여야 한다. 따라서 현재 쥐꼬리만 한 기여를 할 뿐인 기업의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직종과 직업이 연대성의 장벽이 되어선 안 된다. 직종과 직업을 떠나 모든 시민은 평등한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지금과 같이 특수직별로 나눠진 사회보장체계는 통합하고 버는 만큼 기여할 수 있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 이는 사회보장의 기초단위를 ‘개인'이 아니라 ‘시민’이라는 관점으로 전환함으로써 가능하다. 개인의 문제로만 연금 문제에 접근하는 것은 사보험의 논리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일 뿐이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일방적인 밀어붙이기를 중단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선 자신들의 연금 개혁 비전을 바탕으로 국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 특히 정부와 새누리당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개혁의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통령이 퇴임 후 지급받는 월 1300~1400만원의 연금 특혜부터 내려놓는 것이다. 대통령 자신은 ‘봉권적 특권’을 향유하면서 노동자들을 향해 ‘특권’이니 ‘특혜’니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연금 개혁은 단순한 임시방편적 대책으로 마련될 수 없다. 기왕의 논의에 현행 퇴직연금 문제를 포함 하는 것도 필요하다. 노동당은 퇴직금 혹은 연금 역시 지금과 같이 개별 특수연금체계로 분리되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노동당은 위의 네 가지 관점에 근거해 폭넓은 사회적 논의에 참여할 것이다. 또한 연금개혁과 관련된 당의 정책을 구체적으로 정리하여 제시하도록 하겠다. 


2014년 9월 22일
노동당 정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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